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8·4대책 일주일...약발 안먹힌 집값 ‘요지부동’
상태바
8·4대책 일주일...약발 안먹힌 집값 ‘요지부동’
  • 김윤미기자
  • 승인 2020.08.11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잇단 규제에도 서울아파트 강보합세
다주택자·법인 매물만 조금씩 보여
30대 일부 ‘패닉 바잉’서 청약 선회
전월세 강세 지속돼 시장 불안 계속
서울 한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한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8·4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시장의 뚜렷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월세 시장은 임대차 3법 통과 이후에도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전세의 월세 전환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코로나19 사태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던 3월 말∼5월 말 이후 8월 첫째 주까지 9주 연속 상승했다. 6·17대책과 7·10대책 발표 직후에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상승폭도 크게 줄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 기존 부동산 대책의 후속 입법이 마무리되고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장마철 영향까지 겹치며 매수세가 다소 잦아든 분위기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 대표는 “거래가 많지 않지만, 매수 문의가 꾸준한 편이고 거래도 꾸준히 되는 편이다. 정부 대책에도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도 비슷한 분위기다. 미아동 한 공인 대표는 “매물은 안 나오는데, 집값은 계속 올라가고 있어서 우리도 이해를 못 하겠다. 이 정도 규제가 나왔으면 가격이 보합세로 돌아서고 떨어질 기미가 보여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희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법인에 대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들이 아파트를 내놓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안산시 단원구 공인 관계자는 “최근 법인이 파는 물건이 우리 부동산에도 1∼2건 들어왔다. 법인은 보통 여러 부동산에 매물을 나눠 내놓는데 다른 부동산에도 더 많은 물건이 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포시 산본동 공인 대표도 “7월 대책 발표 직후 법인이 내놓은 물건이 있었는데 당시 시세에 맞춰 내놔 매매됐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법인 매물이 매매시장에 풀리면 정부 의도대로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등 규제지역의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으로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1일) 전인 내년 상반기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8·4 공급대책에서 서울 인기 지역에 공급이 예고되면서 집값 급등으로 ‘패닉 바잉’에 나섰던 30대 일부가 청약으로 돌아서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전월세 강세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말 임대차 3법 통과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전격 도입되면서 전세 계약 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고 계약갱신 시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자 집주인들이 서둘러 보증금을 올린 영향이다.

정부가 8·4대책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13만2000가구 추가 공급 계획을 밝혔지만, 민간의 참여가 없이는 충분한 공급을 담보할 수 없고, 이마저도 3년 이후에야 실제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임대차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송파구 신천동 공인 관계자는 “전세는 꾸준히 가격이 올라 고점을 유지하고 있는데 지금은 아예 전세 물건이 없다. 8·4대책이 나왔지만 집 짓는 데 시간이 걸리니 그때 가봐야 할 것 같고, 서초·강남 쪽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도 늘고 있다. 강동구 공인 관계자는 “전세가 오른 만큼 월세도 따라 오르고 있고, 전세로 내놨던 물건을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도 있다”며 “보증금 6억원에 내놨던 전세가 7억원까지 오르자 이 물건을 보증금 4억원에 월세 80만원으로 돌려달라는 집주인이 있다”고 말했다.

8·4대책 발표로 주택 구매에서 청약으로 돌아선 무주택자들이 임대차 시장에 남으면서 전월세 가격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매일신문] 김윤미기자
kym@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