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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장맛비…폭우피해 '눈덩이' 수재민 지원은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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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장맛비…폭우피해 '눈덩이' 수재민 지원은 '쥐꼬리'
  • 전국종합/ 김윤미기자
  • 승인 2020.08.11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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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발생한 이재민이 7500명을 넘어섰다. 사망·실종은 42명, 시설피해는 2만여건으로 집계된 가운데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중부지역에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을왕동 한 골목이 집중호우로 침수돼 있다. 지난 10일 오후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곡1리 마을에서 특전사 흑표부대 장병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에서 발생한 이재민이 7500명을 넘어섰다. 사망·실종은 42명, 시설피해는 2만여건으로 집계된 가운데 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중부지역에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을왕동 한 골목이 집중호우로 침수돼 있다. 지난 10일 오후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곡1리 마을에서 특전사 흑표부대 장병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역곳곳 침수·도로통제 잇따라

인천 북항터널 토사유출로 전면통제
양주지역 지하철역·도로·주택 등 침수
서울서 단독주택·지붕 등 잇단 붕괴사고
성북천 산책중 60대男 급류 휩쓸리기도

인천에서 밤새 내린 많은 비로 11일 오전 5시께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에 토사가 쏟아져 북항터널의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이날 오전 5시9분께 인천 서구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 남청라IC 인근에서 토사가 도로 위로 쏟아져 인천에서 김포 방면으로 이어지는 북항터널 3개 차로의 차량 통행이 전면 중단돼 출근길 정체가 빚어졌다.

이 사고로 고속도로 관리 회사 소속 순찰차에 타고 있던 순찰요원 2명이 허리 통증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토사가 흘러내린 지점은 중구 항동에서 서구 청라국제도시로 이어지는 북항터널 끝 지점과 남청라IC 사이 도로다. 30m 간격으로 도로 2곳에 흘러내렸다.

경찰은 토사가 쏟아지기 전 이미 북항터널 내부로 진입한 차량을 통행시키기 위해 우선 3개 차로 중 1개 차로를 확보했다.

이후 5시50분께 중구 항동에 있는 북항터널 입구를 통제한 뒤 3개 차로를 모두 막았고, 도로관리회사는 중장비를 동원해 토사를 치웠다.

지난 10일 오후 시간당 94mm의 강한 비가 쏟아진 경기 양주지역에서도 지하철역과 도로, 주택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부터 11일 오전 7시까지 경기 북부지역에는 양주 142mm, 남양주 124mm, 구리 120mm, 연천 109mm, 포천 101mm 등 비가 내렸다.

특히 양주에는 퇴근 시간을 앞둔 오후 4시∼5시 시간당 94mm의 폭우가 쏟아지며 불편을 초래했다.

지하철 양주역은 역사 내부와 인근 도로까지 물에 잠겼다. 시민들은 역 근처부터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을 헤쳐가며 퇴근해야 했다.

양주역 근처인 의정부 녹양역 근처도 침수돼 퇴근길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시에 따르면 이날 내린 비로 관내 주택 22가구가 물에 잠겼다. 특히 비가 집중된 양주1동과 양주2동에서는 2가구 6명이 침수로 이재민이 됐다.

또 장거리사거리 등 도로 8곳이 물에 잠겨 퇴근길 시민들이 우회로를 찾아야 했다. 관내 하천 시설물 2곳도 유실됐다.

서울지역 곳곳에서 비 피해가 잇따랐다.

11일 오전 6시29분께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1층짜리 주택 지붕이 무너져내리면서 60대 남성이 갇혔다가 구조됐다.

영등포소방서에 따르면 36㎡ 규모 주택의 지붕 절반이 무너졌다. 구조된 주민은 다치지는 않아 주민센터로 옮겨졌으며 소방당국은 주변을 통제한 뒤 현장을 경찰에 인계했다.

전날 밤 11시58분께에는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이 무너져내렸다.

소방당국은 주택의 약 절반이 무너져 내렸으며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빈집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동대문소방서는 굴착기 등을 동원해 붕괴물을 들어낸 뒤 집 안에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했으며 잔여물을 구청에 인계했다.

소방 당국은 계속된 장마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집이 붕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11일 오전 0시53분께에는 60대 남성이 성북천 산책 중 급류에 휩쓸려 청계천 중앙 수초부위에서 고립됐다가 출동한 소방 구조대에 구조되기도 했다.

특별재난지역 침수주택 지원금 '단 100만원'

제천 337억·충주 277억·음성 215억
10일까지 잠정피해액 … 계속 증가중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 지원에 초점
사유시설 복구는 '수재민 몫' 한숨

충북 충주시·제천시·음성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수재민들이 받는 혜택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잠정 피해액은 제천 337억 원, 충주 277억 원, 음성 215억 원으로 조사가 진행될수록 규모는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하천·도로·철도·상하수도·임도 등 공공시설 복구 예산의 국고 지원 비율이 50%에서 70% 안팎으로 상향 조정된다.

3개 시·군의 경우 잠정 집계한 공공시설 피해액 792억 원 중 절반인 396억 원에다 144억 원 가량을 더 지원받게 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에 재정 지출이 많았던 충북도와 해당 시ㆍ군은 일단 복구비 부담을 덜게 됐다.

반면 수재민들은 특별재난지역 지정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워 보인다.

지방세·건강보험료·전기료·통신요금·도시가스 요금·상하수도요금 감면 등의 간접 지원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사유재산 피해 복구비를 지원하는 ‘재난지원금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특별재난지역과는 무관하다.

특별재난지역이 되면 지자체가 부담하는 재난지원금의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하지만, 혜택을 보는 수재민 입장에서는 달라질 게 없다.

이마저도 인명 피해처럼 명확한 경우가 아니면 피해를 인정받는 게 쉽지 않다.

주택은 완파 1300만 원, 반파 650만 원, 침수 10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준다.

충주시의 경우 이번 비 피해를 본 주택 115채 중 전파 10채, 반파 1채, 침수 30채를 제외한 나머지 74채(64%)는 피해를 인정받지 못해 지원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한다.

현재로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수재민을 우회 지원할 방법도 딱히 없어 보인다.

수재민을 도울 민간 후원자를 확보해 연결해주는 정도가 전부다.

충북도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 지정으로 지자체는 재정 부담을 크게 덜게 됐으나, 수재민에게 추가로 지원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해복구에 어려움을 겪는 수재민을 위해 후원자 물색 등 여러 가지 지원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매일신문] 전국종합/ 김윤미기자
ky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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