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지율은 안개, 일희일비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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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지율은 안개, 일희일비 말아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8.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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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해 참패를 한 미래통합당이 최근 들어 지지율 상승과 함께 활력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그 동안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 가까이 뒤쳤으나, 최근 들어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서 민주당과의 격차가 오차 범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통합당이 국정을 잘 살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게 아니라 정부·여당의 잇단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통합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YTN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성인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광주·전라지역 통합당 지지도는 18.7%로 전주보다 6.0%포인트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전국적인 지지율 하락에 따라 호남민심이 단기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라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3.2%포인트 내린 35.1%, 통합당 지지도는 2.9%포인트 오른 34.6%로 각각 집계되면서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5%포인트로 좁혀졌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한 민주당 의원은 “부동산대책 반발과 서울·부산시장 성 추문문제 등 전국적인 현안에 호남일부 민심이 반응한 것”이라며 “당면한 현안을 잘 극복해 나간다면 나아질 문제”라고 스스로 자위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 다른 호남지역구 의원은 “현장에서 염려하는 목소리가 확실히 있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다만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흔들리면 호남에서는 보호적 지지가 작동돼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그동안 나타났고 이번에도 반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해찬 대표도 최근 고위전략회의에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 그동안 악재가 많은 것을 인정했다. 이 대표는 “지지율은 계속 긴장을 해야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정책을 세심하게 잘 살펴서 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호남은 통합당이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 18곳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을 정도로 정치적 기반이 엄청 취약한 지역이다. 통합당은 내친김에 호남을 향한 구애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최근 예고 없이 수해 현장 점검차 전남 구례를 방문해 당국의 브리핑을 받고 지원 활동을 폈다.

지도부는 오는 19일에는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 역시 팔을 걷어붙이고 호남지역 현장봉사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8·29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이낙연·김부겸·박주민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 8명은 지난 12일 전북 남원 호우피해 현장으로 향했다. 통합당은 그 동안 국회를 버리고 태극기부대와 함께 장외집회를 하던 것을 지양하고 탈이념과 실용을 기치로 내걸고 당체질도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지지율 상승의 1차적 동력은 정부·여당의 잇단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의 성격이 크다지만 이전과 달리 중간 내지 부동층을 일부 흡수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당의 체질변화가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시절 연일 ‘아스팔트 정치’를 펼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수당을 지난 15년 가까이 지배한 계파구도도 언제 그랬냐는 듯 도드라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당대표인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주류 대 비주류, 영남 대 비영남, 강경보수 대 온건실용의 선도 딱히 잡히지 않는 게 문제로 남아 있다.

지난 총선에서 중진들이 대거 낙천되거나 낙선하고, 그 자리를 초선들이 채운 게 체질 변화를 이끈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김 위원장이 물러난 뒤에 고질병이 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내년 재보선에서 설령 승리한다고 해도 과거 계파 실세들이 당을 장악해 회복이 불가할 정도로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우리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비장한 언급을 할 정도다. 이제 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강고해지면서 당 체질도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니 친박, 비박, 친이 등 계파로 나눠 싸우지 말고 제1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통합당이 강성 지지층에 가까이 가면 중도층을 끌어안기 어려운 문제가 있으니 가장 좋은 방안은 강경층과 중도층 양쪽의 지지를 다 받을 수 있는 묘안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김종인 대표가 내년에 떠나고 나서 다시 계파 실세들이 당을 장악해 자중지란을 일으키면 국민들로부터 또 다시 외면을 받지 말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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