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징용기업 매각관련 사죄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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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징용기업 매각관련 사죄가 먼저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8.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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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법원이 일본 징용기업 자산매각 판결에 대비해 일본 관방장관은 한국에 대해 보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이 엄청난 피해를 입힌 타 국민에 대한 보상을 못할망정 피해국에 보복을 생각한다니 어이가 없다.

일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순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나서 전직 총리들처럼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 하겠다.

그런데도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일 한국 측의 일본 징용기업자산 매각 가능성에 대비해 “(일본)정부는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뻔뻔한 발언을 쏟아냈다.

일본정부 대변인인 스가 장관은 이날 요미우리 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대응책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와 관련, 교도통신은 "한국 법원이 징용소송과 관련해 일본 피고기업 자산의 매각을 명령할 경우에 대비해 일본 정부는 보복조치의 검토를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비자발급 요건의 엄격화나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소환 등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이렇게 나오는 것은 한국의 대법원이 일본 징용기업에 대한 배상을 판결했기 때문이다. 잘못을 했으면 당연히 사과 또는 사죄를 하고 배상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인데도 잘못을 계속 숨기려고 하고 억지를 쓰고 있느니 보는 이들도 답하기만 하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2018년 10월 30일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 재 상고심에서 1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관할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해 1월 손해배상 채권액에 해당하는 8만175주의 압류를 결정했고, 원고 측은 지난해 5월 해당 자산의 매각 신청에 들어갔다.

일본 스가 장관이 이날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와 관련한 대응을 언급한 것은 한국 측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볼 때는 일본 측이 가까운 길을 두고 깊은 산속에서 길을 찾아 헤매고 있는 꼴로 보인다.

이를 보다 못한 일본의 한 전문가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공동조사를 다시 한 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징용판결에 따라 일본기업의 한국 내 자산 강제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일본 전문가는 “역사에 관한 한·일 양국의 공감대를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도노무라 마사루 도쿄대 교수(역사학)는 “조선인 노무동원과 일본인 노무동원이 다른 것이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게 아닌가 추측한다”며 이런 견해를 표명했다.

“부모나 조부모가 전쟁 중 동원돼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일본인조차 조선인이 훨씬 열악하고 고통스러운 여건에서 동원됐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일본인도 노무동원이 있었던 것은 확실하지만 집안의 중심적인 일손이 예고 없이 갑자기 먼 현장에 징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사례를 들었다.

일본의 고령 세대는 전쟁 중 강제동원에 관해보고 들었고, 조선인·중국인을 동원했다는 것이 (지금도)교과서에도 실려 있지만 최근 10년 새 일본에서 혐한 언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본 시민들이 일본이 행한 가해의 역사를 마주하기 어렵게 됐다고 도노무라 교수는 평가했다.

일본 일각에서는 한국인은 식민지 지배 피해를 점점 요란하게 말하고 일본인 일반을 비난하고 있으며 역사문제에서 영원히 트집을 잡고 있다는 이미지가 현대 일본인 사이에서 일반적인 것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노무라 교수는 “역사적 사실에 관해 공동조사를 실시해 무엇이 어떤 배경 속에서 벌어졌는지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언했다.

일본인으로서 역사적 정신이 바로 세워져 있는 그의 지론대로 정확한 사실에 토대를 둔 논의를 하고, 사실을 겸허하게 마주 보는 것이 한·일 양국 시민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역사적 의식이 있는 전문가도 이렇게 피력하고 있는데도 일본 정부 수반인 총리를 비롯한 지도층은 이를 적극 부인하는 쪽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어 문제가 꼬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본 징용기업 자산매각과 관련, 양국 간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아베 신조 총리가 먼저 사죄를 하고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통해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한 방법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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