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 칼럼] 우리 떡을 세계적 음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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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 칼럼] 우리 떡을 세계적 음식으로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8.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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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떡은 우리민족의 삶과 오랜 역사를 함께해온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우리의 고유음식이다. 떡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즐겨먹던 음식이다. 청동기시대의 유적인 함경북도 나진시 초도 패총에서 바닥에 구멍이 여러 개 난 시루가 출토된 사실로 고증되었다.

삼국시대에 이르러 농경문화의 정착과 함께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 의식에 제수 음식으로 떡이 많이 쓰였다. 고려시대에는 불교가 번성하면서 차와 함께 떡을 곁들이는 풍속이 유행했다. 조선시대에는 잡곡, 콩류, 견과류, 과일, 채소 등 떡을 만드는 부재료가 다양해지면서 맛과 형태, 색깔까지 화려해졌다.

‘밥 위에 떡’이란 속담도 있듯이 떡은 별식으로 꼽혀왔다. 설날 아침 담백한 가래떡을 타원형으로 썰어 떡국을 끓여 먹는다.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은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이를 물을 때 “몇 살이냐”고 묻기 전에 “떡국 몇 그릇 먹었느냐”고 묻기도 한다.

가래떡은 시루에 찐 떡을 길게 늘여 뽑는데 이는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849년. 홍석모)’정월편에는 떡을 돈같이 썰어 끓여 먹는 것은 새해 첫날 자신의 집안은 물론 세배 온 손님까지 재물이 풍성하기를 기원했다는 의미라 한다. 또‘조선상식(朝鮮常識. 1948년. 최남선)’풍속편에는 흰 떡국을 정월 초하룻날 먹으면서 천지 만물의 부활신생(復活新生)을 소원했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1년 열두 달 명절마다 떡을 달리 빚어 먹었다. 정월보름에는 달떡, 이월 한식 송편, 삼월삼질 쑥떡, 사월초파일 느티떡, 오월단오 수리취떡, 유월유두 밀전병, 칠월칠석 수단, 팔월한가위 오례송편, 구월구일 국화떡, 시월상달 무시루떡, 동짓달동짓날 새알심, 섣달그믐에 골무떡을 만들었다.

떡은 중요하고 요긴하게 이용되었다. 제사 때 반드시 떡이 오르게 된 것은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조령(祖靈)이나 신령(神靈)과의 접착제 역할을 위해서였다. 그 떡을 고루 돌려 먹었으니 동심일체를 다지는 음식이었다. 과거(科擧)를 보러 가는 서생(書生)이 내내 찰떡을 먹었다. 그 찰떡을 당산목(堂山木. 마을에 수호신으로 제사를 지내는 나무)에 붙이고 떠나는 것이 모두 합격을 염원하는 바램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이 지금 대학입시 때 교문에 나붙는 찰떡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첫 친정나들이에서 시집으로 돌아갈 때 ‘입마개떡’이라 하여 인절미 한 석작(바구니)을 들려 보내는 관행도 그 떡으로 시집식구와 며느리 사이를 의(義)좋게 연결하려는 염원에서다.

이처럼 떡은 천 년 전부터 떡을 해 사람들이 고루 나누어 먹는 한민족의 훈훈한 풍습으로 이어져왔다. 그러던 떡이 외식문화가 급속하게 발전하고 패스트푸드와 과자, 빵. 케이크 등 서구 음식에 길들여지면서 점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1인 가구의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되어 더 이상 가정에서 떡을 만드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 변화와 함께 경제적 풍요로움도 증대되어 삶에 여유가 생기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식생활 측면에서 간편한 떡은 새로운 건강식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도 선호하는 추세이다. 우리 떡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제 심심했던 떡의 맛에서 벗어나 초콜릿, 커피 등 서양식재료와 결합해 세계인의 기호에 맞추는 퓨전 떡을 만들어야겠다. 단순한 메뉴에서 벗어나 샐러드, 버거 등 다양한 음식으로 변신해 젊은 층까지 넓은 고객 스펙트럼(Spectrum)을 형성해야겠다. 서양의 제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전통 떡 문화를 계승·발전시켜야한다.

떡 산업의 현대화·고급화·상품화가 실현되어 세계시장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군부대와 학교급식용 떡 공급도 늘려 쌀 생산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 우리 떡에 관한 많은 연구가 이어져 ‘우리 것이 가장 세계적’이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영원한 블루오션(Blue Ocean)이 되도록 육성해야겠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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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운 2020-08-26 19:12:28
글을 읽으며 우리 떡이 우리의 역사와 함께 했으며 우리 문화의 일부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우리 떡을 소개하려면 떡 그 자체의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함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받아들이는 사람과 전해주려는 음식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접점에 대해 찾아보는 것도 음식을 소개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홍서 2020-08-26 10:10:28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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