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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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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0.08.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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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정선담당

코로나19 와의 진짜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22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7개 시도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올해 1월 20일 이후 제주를 포함한 전국에서 단 한 곳도 빠짐없이 모두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잔인한 여름이 지나고 있다. 긴 장마에 이은 폭염, 그리고 ‘다시’ 코로나. 수도권발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무서운 속도다. 또다시 코로나에 갇혔다.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나온다. 더이상 못 견디겠다고. 이젠 너무 지쳤다고.

코로나19의 창궐로 온 인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발도상국만이 아니라 미국, 유럽 각국 등 선진국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갑자기 나타나 온 인류를 떨게 하는 이 전염병은 얼핏 다른 전염병들에 비해 위험한 것 같지 않았으나, 전염률이 크게 높아 온 대륙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사망률이 낮아 보여도 사망자 수는 매우 크고, 병균이 계속 진화하기에 치료는 물론이고 백신개발도 쉽지 않아서 팬데믹이 선포되고 많은 나라들이 경제산업·교육사회활동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간혹 ‘이를 일상에 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사회활동들을 좀 풀어놓았던 국가들도 전염이 심해져서 다시 격리체제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올해 초에 무더기 발병이 생기고 적지 않은 사망자를 내기도 했으나 그 후로는 비교적 잘 조정되는 편이라서 한국이 세계 모범적으로 안전하며 방역당국의 업무수행이 성공적이었음을 칭찬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요즈음 정부는 물론이고 국민들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아니 될 정도로 아슬아슬함’ 속에 있다.

지난 13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가 심상치 않다. 7월에 들어서면서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 사태를 어느 정도 해결한 것처럼 보였고, 그 후에도 산발적으로 소규모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는 했지만 상황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지난 9일에는 확진자 수가 28명까지 떨어졌으므로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물리적 거리두기 1단계에 해당되는 방침을 잘 따르기만 하면 코로나 사태도 결국 극복할 수 있겠거니 어느 정도 마음을 놓았다. 하지만 상황은 지난 13일부터 급변하기 시작했다. 언제 백신이 발명·생산되고, 언제 예전 같은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 6개월. 좀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일상 복귀의 희망은 2차 대유행 조짐에 맥없이 무너졌다. 전면등교를 꿈꾸던 아이와 학부모는 좌절했고, 공공시설들은 다시 문을 닫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폐업의 기로에 섰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 위기에 놓였다. 각종 경제지표들은 힘없이 고꾸라지고, 기대했던 하반기 축제와 문화행사들은 줄취소됐다.

코로나가 집어삼킨 건 사회경제뿐만이 아니다. 마음의 여유도 앗아갔다. 사람들은 ‘코로나 우울’이라는, 난생처음 겪는 심리적 재난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우울’을 ‘전례없는 정신보건 위기’라 진단했다. 확진자는 불면·우울·섬망 증세를, 의료진은 번아웃을 경험한다. 불안하기는 일반인도 마찬가지. 감염 공포와 거리두기로 인한 외로움, 고립감은 모두가 겪는 고통이다. 늘어난 가족과의 시간이 마냥 행복한 것만도 아니다. 장기화된 이동제한 조치로 ‘코로나 가정폭력’이 증가했다는 해외 보고도 있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없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 노랫말이 이토록 부러울 줄 몰랐다. 이번 주는 또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까. 이 지긋지긋한 전쟁은 언제 끝날까. 마스크 없는 세상이 오기는 할까.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최근 종영한 한 드라마 유행어처럼 괜찮지 않은 상황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 손씻기를 생활화하듯 마음방역도 생활화하면서. 물리적 거리는 더 멀리,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까이 하면서. 코로나 시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인간이 문명을 이루며 살아온지 오래되고, 사회적 존재로서 씨족, 동네, 사회적모임 등이 경제사회문화활동의 기본이 되고 있는데,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제한을 받는다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많은 것들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도 많다. 백신이 발견되고 치료방안들이 향상되면 이 코로나19도 또 하나의 역사적 과거로 치부될 수 있는 때가 곧 올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팬데믹이 언제나 극복될지 기약이 없고, 극복된다 하더라도 여러 석학들이 지적하는대로 또 다른 질병 내지 환경변화로 또 다른 팬데믹이 초래될지도 모르니, 현재의 이러한 상황, 즉 경제사회문화의 위축, 비대면사회현상 등이 상상을 넘어 우리 문명의 큰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빈부격차·지역격차가 심한 이 세계에서 기술과 재정 없는 나라와 도시들은 오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파멸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 팬데믹위기와 이어지는 경제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각자도생’을 언급하는 이들이 많은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어느 나라도 이 팬데믹의 굴레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으니 걱정인 것이다. 국민은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봄 첫 번째 대유행을 이겨낸 것 같은 기적을 다시 바라기 어려울지 모른다.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의 코로나19 잠복기가 끝나는 2주후인 29일쯤 확진자 수가 또 다시 급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무시무시한 예고에 오싹한 심정이다.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밀폐·밀집·밀접의 ‘3밀(密)’을 피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만 코로나19의 대유행을 막아낼 수 있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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