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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평군 첫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출범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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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평군 첫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출범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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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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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 경기 가평군 마을공동체 전문위원

경기 가평군 상면 원흥리 행복마을관리소가 개소를 하고 지난 7일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사업은 주야간 10명 이내의 지킴이와 사무원이 말 그대로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가능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마을 청소, 경관 조성, 방범방역 활동, 집수리 및 도시락 배달 등 다양한 취약계층 지원 활동, 등하교 및 안심귀가 서비스, 교육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 활동 및 축제 추진, 공동 소득 활동 등 참여한 마을 주민들의 의지와 역량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업이다.

마을 일꾼 열 명이 상시적으로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거나 한 곳에 모여 마을 행복을 위해 일한다면 그 마을이 어떻게 변하겠는가? 상상만 해도 행복한 미소가 지어진다. 경기도와 사업희망 기초지자체는 이 사업을 위해 관리소 공간조성비, 10명의 인건비, 운영비 등 연 약 3억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경기행복마을관리소'는 공동체성 복원의 핵심 지점을 짚었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공동의 직장, 공동의 직업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 점에서 일반 공공근로 사업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공공근로 사업은 행정이 고용주, 주민이 피고용자로서 주어진 시간동안 필요한 노동력을 팔았을 뿐이다. 사업의 목적과 내용을 결정하는데 피고용자가 개일할 여지는 없다. 그러나 행복마을관리소는 내 마을이 직장이고, 마을관리가 직업이 된 것이다. 

직장의 주인은 마을 주민이다. 무슨 일을 할지 마을 주민이 결정한다. 일하고, 먹고, 쉬는 공간이 온통 내 마을이고, 일꾼들은 이웃이고, 모이면 늘 내가 사는 마을 일이 얘깃거리가 된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공동체성이 생긴다. 이런 거 해보려고 ‘마을기업’이라는 걸 만들어 보려고도 하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미 초고령화, 과소화 돼있고, 하루하루 벌이가 급한 주민들이 대부분인 소멸위기의 농촌마을에서 ‘지속가능한 마을기업’은 몇 가지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져야 가능한 쉽지 않은 도전이다.

상면 원흥리는 고령화율이 30%가 넘고, 소멸위험지수도 0.24로 매우 높은 마을이다. 지표대로라면 30년 이내 소멸될 고위험 마을이다. 가평군의 약 80%는 원흥리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이런 마을들을 국가가 버릴 것이 아니라면, 행정 서비스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면, 이런 마을에 즉각적, 생활밀착형 공공서비스를 주민들이 직접 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것이 행정력을 늘리는 예산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이 사업의 추진 배경이기도 하다. 더구나 마을에 일자리도 생기고 공동체 문화도 생길 수 있다고 하니 마을이 행복해지지 않겠는가? 마을에 행복한 기운이 넘치면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싶지 않겠는가?

가평군은 2017년부터 주민주도 역량단계별 마을만들기 사업을 해오고 있다. 아람(舊 희복)마을만들기 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해 자립과 협동의 노력을 한 마을들이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사업으로 연계된다면 가평군 마을만들기 사업은 한층 더 발전하고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데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원흥리 경기행복마을관리소 출범을 계기로 사업에 지원되는 예산 걱정을 하기에 앞서, 이 곳 저 곳에서 뿔뿔이 사용되고 있는 마을사업 예산들을 어떻게 하면 단계적, 체계적으로 조정하고 지원할 것인가, 마을을 직장으로, 마을 일을 직업으로 삼는 주민들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가평군 행정과 주민의 집단지성의 논의가 촉발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신동진 경기 가평군 마을공동체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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