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 칼럼] 우리 떡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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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 칼럼] 우리 떡 예찬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9.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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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떡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 발전해온 한국고유의 전통음식이다. 우리나라의 떡은 각종 경조사와 제사를 지내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었다. 계절에 따라 즐기는 절식음식이기도 하며 토착성과 전통성이 가장 깊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떡에 대한 속담도 많다. “떡 줄 사람은 꿈도 안 꾸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이게 웬 떡이냐?”, 굿도 볼 겸 떡도 먹을 겸”, “내 말만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등의 말은 그 만큼 떡이 좋다는 뜻이다.

떡은 지역적 특색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제주도 사람은 감자떡, 충청도 사람은 인절미떡, 전라도 사람은 무지떡, 강원도 사람은 강냉이떡, 경상도 사람은 송편떡이다. 경기도 떡은 ‘쑥갠떡’과 배피떡(찹쌀), 각색경단, 수수벙거지, 여주신병 등이 유명하다. 과거부터 구수하고 양이 많으며 맛도 좋고 고급스러운 편이었다. 북한강, 남한강, 임진강, 한강 물이 흘러 기름진 평야에 맛좋은 쌀이 많이 생산됐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떡으로 붙여진 지명은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병점(餠店)’이 유일하다. 그 뜻을 한자로 풀이하면 떡 병(餠), 점포 점(店)이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떡전거리’이다. 떡 가게와 떡 장수가 많았다고 해서 명명되었다. 병점은 삼남(三南 ;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삼남에서 한양을 가려면 반드시 이 길목을 지나야 했고 행인들이 이 곳을 지날 때면 배가 고파 떡을 사먹었다고 한다.

떡은 주재료로 쌀과 찹쌀을 이용한다. 부재료로는 잡곡, 견과, 과일, 채소, 한약재 등 다양하고 건강에 이로운 식품을 이용하므로 영양이 풍부하다. 떡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하며,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변비 예방에 좋다. 또한 지방 함량이 적고, 비타민, 인, 칼륨, 마그네슘, 철 등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건강한 신체균형유지에 도움을 준다. 찹쌀떡은 예로부터 소화를 돕고 위장을 보호하는 식품이었다. 서양 빵과 케이크는 밀가루에 버터와 설탕, 인공첨가물 등을 많이 넣어 처음에는 부드럽고 단맛이 있지만 좀 먹으면 느끼하고 칼로리도 매우 높아 비만, 당뇨병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우리들이 가장 많이 접하고 먹는 떡은 가래떡, 송편, 시루떡이다. 가래떡은 동전처럼 썰어 설날 때 떡국을 끓여 먹는다. 설날은 천지만물이 새로 시작하는 날인만큼 엄숙하고 청결해야 한다는 사상에서 깨끗한 흰 떡으로 끓인 떡국을 먹었다고 한다. 송편은 한국 떡 가운데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추석 때 햇곡식으로 빚는 명절 떡으로 조상께 차례를 지내기도 한다. 송편은 솔잎을 넣고 쪄냈다. 솔잎은 송편이 서로 들러붙지 않도록 하고, 소나무 특유의 향을 내는 피톤치드(Phytoncide)성분이 있어 떡을 상하지 않고 오래 보관하는 역할도 한다. 시루떡은 음력 10월에 햇곡식을 신에게 받치는 제천의식을 거행하는데 필수 음식이다. 한해의 농사가 끝나 하늘에 추수감사제를 지낸 것이다. 요즘에는 창업할 때 성공을 위해 시루떡을 준비한다. 잡귀잡신(雜鬼雜神)을 물리치는 고사에 많이 쓰이기 때문에 고사떡으로도 불린다.

떡은 나누어 먹었다. 추수한 뒤 비가 오면 밖에 나가 일을 할 수도 없고 곡식은 넉넉하니 집안에서 떡이나 해 먹고 지낸다 하여 ‘가을비는 떡비’라고 했다. 겨울철에는 화로에 굳은 인절미를 구워 먹었다. 이런 별식의 떡은 많은 양을 해 이웃과 친지와 함께 나누어 먹는 풍속으로 전래되고 있다. “남의 떡에 설 쇤다.”, “얻은 떡이 두레반이다.”라는 속담이 바로 떡을 나누어 먹던 풍속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잔칫날에는 손님들에게 떡을 나누어 담아 보냈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내려와 경사가 나거나 이사를 하면 이웃에게 떡을 돌리는 관습이 됐다.

이처럼 우리선조들은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 생기면 떡을 만들어 이웃과 함께 나누었다. 떡은 정(情)과 복(福), 그리고 정성과 사랑의 표현이다. 최근 한류문화가 뜨면서 우리 떡이 세계인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생일날 케이크 대신 떡 케이크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간다. 앞으로는 외국의 기념일인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선물로 초콜릿, 캔디 대신 우리 떡이나 한과를 주고받는 문화로 확산시켰으면 한다. 국경일, 경조사 등 각종 행사에 떡을 선물해 조상의 미덕을 살리며 우리 전통 떡 문화로 사랑이 넘쳐나는 훈훈한 사회로 거듭나기를 소원한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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