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박해광의 세상보기] 갈등 해결하는 정치력 기대한다
상태바
[박해광의 세상보기] 갈등 해결하는 정치력 기대한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9.22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해광 경기민주넷 회장/ 前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

2020년은 참 길게 느껴진다. 올해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비단 나만의 느낌일까. 참으로 다사다난(多事多難)한 시절(時節)이다.

연초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대란, N번방사건,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 아파트값 폭등, 오거돈 부산시장 돌연사퇴, 박원순 서울시장 자살사건, 코로나19 재 확산, 의사 총파업, 역대급 태풍 ‘바비’ 등등 자연재해도 초특급이고 각종 사건도 국민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의 연속이다.

국민이 우울증에 안 걸리면 이상한 일이라고 할 정도다.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 여행업 종사자 등 소시민들은 질곡(桎梏)의 삶에서 버둥대고 있다. 

8.15 광화문집회를 계기로 코로나19가 다시 전국으로 크게 재 확산되었고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고 나서야 다행히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연일 확산의 책임공방 논쟁에 불붙어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중요한 사실은 코로나19의 재 확산이 가져올 막대한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 국민의 몫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국민의 피해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에 여야 정치인은 국회 회의장에서 서로 만나기만 하면 ‘네 탓 논쟁’에 빠져든다. 이러한 정치권을 보는 국민의 마음도 안타까움 그 자체다.

설상가상 코로나19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라는 의사단체가 총파업을 선언했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할 의사들이 가뜩이나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파업을 하겠다고 하니 그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이 또한 국민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부동산정책을 두고도 공방이 치열하다. 8.4부동산대책으로 수도권 집값이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여당주장과 ‘세금폭탄’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야당주장이 치열하게 대립중이다. 작금의 부동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기를 제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감독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강력하게 통제해 시장의 안정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사회적 갈등은 피할 수 없고 늘 존재한다. 그러나 갈등을 해결해 가면서 사회와 역사는 발전한다.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정치는 사회적 갈등을 가장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이다. 정치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조장한다면 그것은 정치가 잘못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만일 사회적 갈등의 해결 수단으로 법과 원칙에만 의존한다면 그것은 ‘공포정치’를 부르는 일이다. 또한, 정치인이 법대로 원칙대로만을 외친다면 그것은 스스로 정치인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하루빨리 우리의 정치가 제자리, 제 역할을 찾아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문득 몇 년 전 월리암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의 원작(原作) `자에는 자로(measure for measure)`를 바탕으로 한 연극 ‘준대로 받은 대로’가 우리나라 공연무대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 그 이듬해에는 같은 내용을 다른 제목(법대로 합시다!)으로 하여 원로 배우 이순재 등이 출연한 마당극(서울대 개교 70주년 기념 연극)이 공연되기도 했다.
  
원작의 줄거리는 지역을 통치하던 공작 빈센시오는 법과 질서가 무너진 사회를 절망하며, 그의 권력을 원칙주의자인 안젤로에게 맡기고 아무도 모르게 수도원으로 들어가 은둔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철저한 원칙주의자 안젤로는 법과 원칙에 따라 통치한다. 그러던 중 청년 클라우디오가 결혼하기도 전에 약혼녀를 임신시킨 사건이 벌어졌다. 안젤로는 처녀를 임신시킨 남성을 사형에 처한다는 법을 근거로 클라우디오를 사형할 것이었다.

클라우디오는 친구에게 부탁해 자신이 죽을 위험에 빠져 있다는 것을 여동생 이사벨라에게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수녀원에 살고 있던 이사벨라는 오빠를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 안젤로를 찾아간다. 이사벨라는 ‘자비와 상식’에 근거해 안젤로에게 클라우디오의 선처를 호소한다.

안젤로는 이사벨라의 빼어난 미모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이사벨라의 청을 거절한다. 그러면서 안젤로는 이사벨라에게 은근히 성상납을 요구하며 그 댓가로 크라우디오의 사형을 유예할 수도 있다는 뜻을 전달한다. 이사벨라는 갈등한다. 그러나 이사벨라는 안젤로에게 ‘검은 유혹’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말한다.

안젤로는 “과연 누가 너의 말을 믿겠느냐”며 검은 유혹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이 내용을 처음부터 다 알고 있던 빈센시오가 나타나 안젤로의 이중성을 단죄하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원칙주의자 안젤로의 공포통치와 법 적용의 이중성을 다룬 이 작품의 내용 속에서 최근 발생한 우리사회의 여러 사건들이 오버랩 되는 느낌이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박해광 경기민주넷 회장/ 前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