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칼럼]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절제된 추석 보내기
상태바
[칼럼]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절제된 추석 보내기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09.23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코로나19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지치고 시달린 누적 피로감이 가중되고, 경각심도 느슨해지며 긴장감도 이완되고, 공포감마저 무뎌지는 가운데 우울증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코로나블루’를 넘어 생계 위협에 분노 표출로 이어지는 ‘코로나레드’가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단체들의 대규모 집회 시도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균열 조짐이 보여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방역 당국의 걱정이 태산이다. 설상가상 인플루엔자 유행까지 겹쳐지는 '트윈데믹(Twin demic)까지 우리를 옥죄고 있다.

미국의 투자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Nassim Nicholas Taleb)’는 그의 저서 ‘검은 백조’에서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뜻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이란 금융용어를 썼는데, 현재 코로나19의 경제충격은 "수출-내수 간 불균형, 실물-금융 간 불균형의 누적으로 “예측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는 ‘블랙스완(Black Swan)’을 넘어 ‘스스로 빛을 발하는 백조’처럼 절대 발생 불가능한 상황인 ‘네온스완’(Neon Swan)”에 직면하고 있는 참으로 위중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그의 저서 ‘위험사회(Risk Society)’에서 “사회가 발전할수록 위험사회가 될 것”이라 전제하고, 21세기의 위험은 자연재해나 전쟁 같은 불가항력적 ‘danger’가 아니라, 정치·경제·사회적인 환경과 결합하여 나타나는 ‘risk’라 보고,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생산된 위험(manufactured risk)’ 또는 ‘생산된 불확실성(manufactured uncertainty)’이라 불렀다.

미국의 경제학자 프랭크 나이트(Frank Hyneman Knight)는 “위험은 일어날 확률이고, 불확실성은 확률을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위험과 불확실성을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했다. 공포가 얼마나 더 크게 다가올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상황 그래서 불확실성은 더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

나폴레옹(Napoleon Bonaparte)은 워털루전투(Battle of Waterloo)에서 패배한 후 세인트 헬레나(Saint Helena)섬에 유배된 뒤 최후를 맞으면서 “우리가 어느 날 마주칠 재난은 우리가 소홀히 보낸 어느 시간에 대한 보복이다”라고 말했다.

울리히 벡(Ulrich Beck)은 ‘위험의 인과적 부정’에 대해 언급하며, "불분명하다고 해서 위험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필요한 대응책을 취할 수 없으며, 위난이 커지게 된다"라고 경고하였으며, 프랑스 소설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도 '페스트(La Peste)'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염병 관심이 무뎌지고, 일상화에 빠져 도덕적 긴장감이 낮아지는 것”을 경계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9월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규모 인구이동은 분명히 전국 유행 확산의 원인이 될 것”이라며 “올해 추석만큼은 가족의 안전을 위해 귀향을 자제하고 여행, 사람 간의 모임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성묘나 봉안시설 방문도 미리 혼잡한 날짜나 시간을 피해 최소 인원으로 최소 시간만 머물러 줄 것으로 강조했다.

이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수칙’ 준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의무이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이기주의적 생각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각별 유념하고 '일상을 포기한다'라는 절체절명의 각오로 ‘생활방역’ 실천에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of Uncertainty)’에서 “두려움 없이 문제를 헤쳐나가고 대책이 필요하면 결단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라고 했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는 “용기가 생명을 위험한 지경으로 몰고 갈 수 있듯이, 공포심이 때로는 생명을 지켜줄 때도 있다(Just as courage imperils life, fear protects it)”고 말했다.

그렇다. 지금은 누란지위(累卵之危)의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감염병 퇴치를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정부와 방역 당국을 믿고 ‘감염병 보도 준칙’ 준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실시, 추석 연휴 고향 방문 자제, 불요불급한 여행 삼가, 소모임 최소화, 개천절 집회 금지, 안전사고 방지, 어려운 이웃돕기 등 절제된 추석 보내기를 솔선 실천함으로써 ‘재난 유토피아’로 거듭나는 희망의 꽃을 피워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