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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가위, 고향집에 안전을 선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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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가위, 고향집에 안전을 선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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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9.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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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선 전남 순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경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차례상을 준비하는 풍성하고 넉넉한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넉넉한 모습과는 달리 2019년 추석연휴 기간에 발생한 화재는 전국적으로 총 294건으로 1일평균 73건이었으며, 인명피해는 17명에 달했다. 이 중 추석 명절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즐겁고 행복해야 할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가 119건(40.5%)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가족들이 함께하는 공간에서 화재 발생을 신속히 알려주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소화기는 갖추어야 할 필수품이 되었다.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2017년 2월부터 주택에 대한 기초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가 의무화됐고, 그 해 6월부터는 화재 안전기준이 개정되면서 음식점·다중이용업소·호텔·기숙사·노유자시설·의료시설·업무시설·공장·장례식장·교육연구시설·교정·군사시설의 주방에는 K급 소화기 설치가 의무화됐다.

주방(Kitchen)의 앞 글자를 딴 K급 소화기는 주방용 소화기로 분말소화기나 물로 진화하기 힘든 식용유 화재 대응에 적절한 소화기다. 식용유 화재시 분말소화기를 사용하면 분사압력이 강하여 식용유가 사방으로 튀면서 화상과 같은 2차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식용유의 특성상 끓는점이 발화점보다 높아 불꽃을 제거해도 온도를 낮춰주지 못하면 다시 재 발화할 수 있다.

그리고 물을 뿌리면 물과 가열된 기름이 만나면서 기체로 변하고 유증기와 섞여 순식간에 불길을 키워 인명 및 재산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K급 소화기는 이러한 특성을 알고 기름표면에 순간적으로 유막층을 만들어 화염을 차단하고 식용유 온도를 낮춰 재발화를 방지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주방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인체에 유해한 에틸렌글리콜, 계면활성제 등을 사용하지 않으며 스테인리스 재질로 돼 있어 부식 없이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외관은 대부분 은색으로 되어 있어서 일반소화기와 비교하기 쉬우며, 일반 화재(A급), 유류 화재(B급), 전기 화재(C급)에 모두 적용 가능하다.

혹시 주방용소화기(K급)가 없는데 식용유 화재가 발생한다면 마요네즈를 뿌리면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기름 표면을 둘러싸면서 산소를 차단해 불을 끌 수 있고 배추처럼 잎이 큰 채소를 불붙은 곳에 넣으면 온도를 낮춰 불길을 잡을 수 있다.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 집에 거주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다가오는 명절에 편안한 마음으로 고향을 방문하는 것도 쉽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께 보내드리는 작은 선물이 명절의 넉넉함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멀리 계신 부모님을 위하여 주택용 소방시설인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준비하여 고향집에 ‘안전’을 선물하는 효도를 실천하고 우리 모두 마음 든든하고 행복한 명절을 보내야겠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장동선 전남 순천소방서 119구조대 소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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