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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의 세상보기]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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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의 세상보기]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 대비하자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10.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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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 경기민주넷 회장/ 前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

가을이다.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도 계절은 거침없이 바뀌고 있다. 바람도 차갑고 거리엔 낙엽이 떨어져 뒹군다. 나는 지난 추석에 친척들과 모여 지내는 차례를 생략하고 추석 당일 이른 새벽에 성묘만 다녀왔다.

부모님 산소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시간이 흐른다는 것, 그것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굳이 영원한 권력이 없다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표현을 빌려 오지 않아도 돌고 도는 것이 세상 사(事)인 것쯤은 누구나 다 안다.

새로운 손자손녀가 태어나고 세월이 가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또 그렇게 세대는 끊임없이 교체되며 이어져 가는 것이 바로 세상원리다. 그것이 어찌 인간의 수명(壽命)에만 적용되는 원리겠는가? 순환(巡還)의 원리(原理)는 세상만사(世上萬事)에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불변의 진리다.

이 순환의 원리를 자기의 삶속에 적용하는 방식은 각자 다 다르겠지만 나는 채움과 비움의 반복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5일간의 추석연휴 기간에 책장을 정리했다. 오랜 기간 같은 자리에서 먼지 소복하게 쌓인 책들을 들어내자 지금까지 망설였던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역시 비워야 편안해 진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라는 필명(筆名)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허클베리 핀’의 작가 사무엘 랭그혼 클레멘스(Samuel Langhorne Clemens)는 “아담과 이브가 하느님 말씀을 어기고 선악과를 따먹은 것이 우리 인류에게 매우 다행스러운 사건”이라며 세상을 풍자(諷刺)했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지 않고 영생(永生)했다면 아마도 지구상의 인구가 폭발할 만큼 늘어나는 일에 직면했을 것이라는 역설적인 상상(想像)을 말한 것인데, 지금 코로나 19의 발생과 세계적 대유행의 상황에 대해 아마도 마크 트웨인이 살아 있었다면 ‘지구의 자정작용’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19는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을 ‘비대면 차례’라는 사상초유의 특이한 형태로 치르게 하고, 줌(Zoom) 회의방식의 대중화, 비대면 방식의 콘서트 등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형성을 촉발하고 있다. 추석전날 저녁 공중파 TV의 비대면 방식의 나훈아 콘서트는 2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삶의 방식을 크게 바꾸는 변곡점 역할을 할 것이다.

유럽 인구 1/3(약 7500만 - 2억 명)을 죽게 만든 흑사병(黑死病: Plague, 일명 Black Death)은 중세 교회와 봉건영주 중심의 기존 지배구조와 사회질서의 붕괴를 불러온 원인이 되었다. 흑사병은 15세기 유럽에 르네상스와 인문주의를 꽃피우게 했고 근대사회로 나가는 변곡점 역할을 했다. 흑사병이라는 대재앙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킨 것이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흑사병처럼 코로나19가 종식된 다음에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이 시작될지도 모른다. 코로나 이전의 세상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루어질 수 있다. 우리 삶의 스타일에도, 생각과 행동에도, 소유(所有)의 개념과 방식에도, 사회질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

세상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국민의 먹거리를, 살거리를 찾아야 한다. 장관 아들, 장관 남편 문제 등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사소한 사안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붓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소모적 논쟁에 빠진 국회의원님들께 차라리 독서의 계절인 이 가을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으로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 (George Bernard Shaw)의 명작 한편이라도 읽는 것은 어떠한지 진심으로 권해 드리고 싶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박해광 경기민주넷 회장/ 前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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