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개항 이후 근대도시로 각광받던 목포는 20세기 가장 화려하게 번성했지만, 현재는 신도시 개발과 확장으로 유달산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은 쇠락했다.

현재 전남 목포시의 문화관광정책은 일제강점기 건물 중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일본인 거류지가 다시금 근대 역사의 중심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반면, 인문학적인 위대한 목포 사람들의 정신이 배척돼 조선인 마을이던 목원동 일대는 여전히 후미진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북교동을 중심으로 한 옛 조선인 마을은 김우진, 박화성, 차범석, 남농, 김진섭, 김현과 같은 한국 예술사에서 걸출한 예술가들을 배출한 곳이다.

골목길 문화가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등장하는 이때 이 지역 출신들의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그 예술세계’를 골목길 안에서 풀어보고자 화가의 집 정태관은 5년 전에 북교동에 정착해 목포에서 유일하게 대문이 없이 누구에게나 개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음악공연,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 등을 개최해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또는 관광객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화가의 집’은 골목길 문화를 살리고자 정부나 지자체의 재정도움 없이 사비로 지난 6월20일 ‘이난영 & 김시스터즈 전시관’을 개관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어 두 번째로 차범석 생가에 ‘차범석 작은 도서관’을 조성, 오는 25일 오후 5시30분 차범석 생가에서 개관식을 갖는다.

차범석 생가는 현재 선박 사업가 서승환 씨의 주택으로서 주차장을 도서관으로 활용하도록 화가의 집에 후원해 주민공동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이 행사는 ‘화가의 집’ 주관으로 차범석 생가에서 진행된다는 점과 문화단체, 지역민, 문학인들이 함께하다는 데에 무엇보다 의미가 크다.

이어 차범석 장녀인 차혜영 차범석 연극재단 이사장이 차범석 희곡을 망라한 전집과 소장 도서 30권을 기증해 이번 개관식에 선보이게 된다. 또한 목포 출신의 문학 서적 등을 비치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개방한다.

차범석 작은 도서관을 개관할 골목은 차범석길 23번길로써 수필가 김진섭(차범석길41-1), 극작가 차범석(차범석길25-1), 문학평론가 김현(북교동127번길) 극작가 김우진(북교길17번길) 등 우리나라 문학 거장들을 배출한 곳이다.

이 골목길은 목포문화예술을 꽃 피운 목포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긴 골목으로서 얼마 전 ‘북교동 예술인 골목’으로 지명하여 화가의 집 주관으로 현판식을 가졌다. 이와 같이 북교동 일대는 문화 예술 르네상스를 이룬 지역으로서 목포문화예술의 심장부이다.

개관식을 마친 후 오후 6시30분부터는 목포문화연대 주관으로 목원동 주민들이 몇 달 동안 준비한 옥단어 주민 연극 공연이 차범석 생가에서 선보인다. ‘옥단어’는 북교동을 중심으로 물장수를 한 실존인물의 차범석 희곡 작으로서 순수한 주민 연극이 펼쳐진 다는 점이 더욱더 의미를 갖는다.

차범석(1924~2006) 극작가는 목포 북교동 출신으로 한국 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대표적인 극작가 이자 연출가로 평가 받고 있다. '밀주', '불모지', '산불'은 한국사실주의 극의 대표적인 희곡작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차범석 생가 담장에는 차범석 일가(一家)의 사진과 산불, 옥단어 등의 15점의 연극 포스터가 부착되어 콘텐츠가 조성되었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정감 있게 써내간 주민들의 시화가 조성되어 골목길에 활력을 불러 넣고 있다.

이는 유달산 기슭에서 형성된 옛 문화를 현대적으로 복원 재생하는 골목길 문화 운동 차원에서 펼치고 있다. 또한 골목의 문화예술 자원과 목포 사람들의 이야기를 콘텐츠화 시키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이는 목포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되살려 골목길 문화예술의 부흥을 이루고자 진행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목포/ 권상용기자
ksy@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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