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식 칼럼] 어! 지방자치가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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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어! 지방자치가 왜 이래?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0.10.2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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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10월 29일은 지방자치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1952년 지방선거를 처음 실시해 지방의 선량을 뽑았지만 전쟁 중이라서 완전한 자치제라고는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1960년 4.19 이후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고 같은 해 11월 지방자치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의회와 단체장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61년 5.16 군사정변으로 1년도 못가 지방자치제도가 사실상 폐지됐다.

이후 1987년 헌법 개정을 통해 부활의 토대를 마련하고, 1991년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선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 선거는 4년 후인 1995년 실시해 완전한 지방자치제는 1995년부터 다시 부활했다고 보면 된다. 정부는 1987년 10월29일 지방자치 부활을 위한 헌법 개정 일을 기념해 이 날을 지방자치의 날로 정했다.

지방은 사전적 의미로 수도를 제외한 전 지역을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전부 지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도권’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도시와 지방을 또다시 구별하고 있다. 수도권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서울시를 포함한 인천광역시 경기도 등 3개 광역단체를 말한다.

1960년대 서울의 집중을 억제하고 혼잡방지를 위해 정부정책으로 추진했지만 공간적 범위는 정확하지 않았다. 단순히 서울 근교로 인식되던 수도권은 1969년 ‘수도권집중억제방안’이 마련되면서 서울주변과 개발제한구역, 그리고 일상생활권을 감안한 서울 근교 6개시 35개 읍면을 포함한 총 면적 3,000km²를 수도권으로 규정하였다. 지금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수도권의 범위를 서울 인천 경기 등 3개 광역단체를 포함하고 있으며 서쪽으로는 강화군, 북쪽은 연천, 동쪽은 양평, 남쪽은 안성 장호원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지역이다.

수도권 인구는 2019년 11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인구는 5178만 명으로 집계됐으며 서울 인천 경기지역 인구가 절반을 넘는 2606만명, 비수도권인 14개 광역단체의 인구는 2583만 명이다. 서울은 973만 명, 세종시는 35만 명으로 가장 적다. 경기도는 1326만 명으로 전년 대비 1.5% 늘어났다. 경기도는 인구가 가장 많다 보니 31개 시군의 행정수요가 부족해 20개의 구청제도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국회의원 수도 수도권이 압도적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 지역구 253명 중 3개 광역단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7.8%인 121명, 나머지 14개 광역단체의 국회의원 수는 132명이다. 재정자립도 역시 서울이 77.88%를 차지하는 등 수도권 대부분의 광역 기초자치단체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경북 전북 전남 등 농어촌지역이 많은 기초단체는 주민들의 세금을 공무원의 월급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 243개 광역 기초단체 중 재정자립도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자치단체는 경북 봉화, 전남보성, 전북 고창 등 45개 자치단체에 달한다. 열악한 재정으로 자체사업은 물론 주민들의 복지비 충당도 부족한 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도비와 국비 챙기는 것이 주요 업무가 됐다. 그나마 공무원의 인건비는 정부 규정에 따라 큰 차이가 없지만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의 의정활동비를 포함한 각종 수당은 큰 차이가 있다. 수도권의 지방의원들은 비수도권 지방의원들에 비해 많게는 수 천만 원 이상 연봉을 받고 있다. 같은 지방의원이라 해도 자치단체의 재정상태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정부는 2000년대 들어 지방분권과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많은 시책을 내놓고 있다. 지방자치제도의 완전한 정착을 위해 시도하는 것이지만 정말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 바로 재정분권이다. 비수도권 지역에 국가의 공공기관을 이전하고 기업도시를 건설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재정분권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이렇게 열악한 상태에서 지방자치제도를 시행하는 나라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말로는 지방자치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국회 예산철만 되면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장과 해당 공무원들은 국회에 진을 친다. 국회는 정부부처 공무원도 모자라 국비보조를 받으려는 전국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자치단체공무원 등이 여의도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비수도권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공무원 등은 국비확보를 위해 1년 내내 사활을 걸고 있다.

각 자치단체는 주요 공무원을 서울과 세종시에 파견해 예산확보를 위한 정보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세종청사에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지역의 상공인 등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 때로는 학연과 지연 등 가용할 수 있는 인맥을 총 동원해 국비보조사업을 받으려고 한다. 수 십 년 동안 지방자치제도를 시행하는 선진국이라고 하기에는 낮 부끄러운 풍경이다.

정부는 지방자치의 날을 제정해 운영하는 것도 좋지만 비수도권 자치단체가 예산걱정 없이 주민의 복지와 안녕을 위해 자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재정분권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진정한 자치제도는 예산의 수반 없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한국형 조세제도 개혁 등을 통해 재정분권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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