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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임시주택' 이재민 두 번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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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임시주택' 이재민 두 번 울린다
  • 구례/ 양관식기자
  • 승인 2020.10.29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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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 임시주택 설계와 딴판
규격 미달·저가 자재 사용 물의
군 "재난 상황서 확인 어려워"

집중호우로 집을 잃은 이재민을 위해 전남 구례군이 설치한 임시주택이 부실 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와 다른 규격 미달 자재를 사용해 화재 등 안전에 취약한 것은 물론 겨울을 앞두고 난방 문제도 심각하다.

29일 구례군과 업계에 따르면 군은 8월 말 조립식 임시주택 50채를 화순과 영암 소재 업체 2곳에 25채씩 수의계약으로 발주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긴급 지원된 임시주택의 한 채당 납품가격(바닥 기초공사비 제외)은 3000만원으로, 모두 15억원의 국비가 투입됐다.

문제는 설치된 주택이 시방서에 기재된 것과는 거리가 먼 규격 미달 또는 저가 자재로 시공됐다는 것이다. 강도나 가격이 두배 이상 비싼 아연 강관 대신 일반 각 파이프를 사용한 것도 드러났다. 파이프는 설치한 지 불과 한달여 만에 녹이 슬고 있었다.

구조물에 규격 미달 자재가 쓰일 경우 주택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주택을 감싼 벽체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단열과 화재 예방 등을 위해 아연을 가공한 징크패널과 우레탄 이중 구조(200mm)로 설치해야 하지만 값싼 샌드위치 패널 150mm만이 들어갔다.

지리산에 둘러싸인 구례는 도내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아 주택 단열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른바 '날림 시공'으로 올겨울 이재민들의 겨울나기가 우려된다. 집을 뜯어보지 않고는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시방서와 다른 값싼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택 설치, 검수 과정에서 구례군의 묵인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수해라는 재난 상황에서 자재 등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이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전수조사를 해 부실시공 여부 등 위법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해명했다.

 

[전국매일신문] 구례/ 양관식기자
yang-ka@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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