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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멸종위기 1급 ‘수원청개구리’ 보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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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멸종위기 1급 ‘수원청개구리’ 보존 방법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0.11.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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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수원청개구리(Suweon-tree frog)’가 경기 화성시 서해안에 위치한 ‘화옹지구’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지난 1977년 6월 11일 당시 수원농촌진흥청 앞 논에서 일본인 구라모토 미쓰루라는 양서류 학자에 의해 처음 발견된 ‘수원청개구리’는 일반 청개구리와는 진화경로가 다른 것으로 판명되면서 1980년 학명(Hyla suweonensis)에 ‘수원’이라는 이름이 포함됐다고 한다.

전 세계에서 오직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인 ‘수원청개구리’는 전 세계를 통틀어 현재 2000여 마리 정도만 생존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2년 5월 31일 양서류 최초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 보호를 받고 있다.

몸길이는 2.5~4cm로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개구리 중 가장 작으며, 등은 초록색을 띠지만 진한 초록색이고 배면은 흰색이다. 콧구멍에서부터 목덜미를 지나 몸통에 이르는 불규칙한 모양의 담갈색 줄무늬를 갖고 있다.

‘수원청개구리’ 수컷의 울음 주머니는 대부분 옅은 황색을 띠고 있어 일반 청개구리와 구분되며, 울음소리도 일반 청개구리보다 더 낮고 날카롭게 운다.

실제로 모습만으로는 전문가조차 청개구리와 구별하기 어렵지만 ‘빽빽빽빽’ 하며 빠르게 우는 청개구리에 비해 ‘챙-챙-챙-챙-’ 하며 긴 간격으로 느리게 우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 일반인도 소리만으로 쉽게 차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주로 습지 주변의 평지에 서식하는 ‘수원청개구리’는 번식기 외에는 관목이나 풀잎 위에서 서식하고, 말라 죽은 나무에서 동면을 하며 5~7월 논에서 번식한다.

화성지역에서 ‘수원청개구리’가 공식적으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 1월 1~2일 양일간 방영 예정인 KBS 1TV 신년특집 다큐멘터리 ‘다큐ON’ 제작팀이 촬영 중 포착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수원청개구리’가 발견된 ‘화옹지구’는 지난 2017년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선정된 곳으로, 당시 이곳의 환경적 가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으나 이번에 ‘수원청개구리’가 발견되면서 예비이전 후보지 선정을 철회하고, 이전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화옹지구에서 발견된 ‘수원청개구리’를 공식 확인한 인천대학교 생물자원환경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한국양서파충류학회 학회장 이상철 박사는 “화성습지를 관리하고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 멸종위기 1급인 ‘수원청개구리’를 포함,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 박사는 “국가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수원청개구리’가 발견된 만큼 어떤 사업이든지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해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의 재검토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양서류 중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에 놓인 세계적 보호종인 ‘수원청개구리’ 보존을 위해서는 서식지 보호구역 지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넓은 습지에서 번식하는 ‘수원청개구리’는 습지에서 번식하고 숲에서 월동하는 일반 청개구리와 달리 습지에서 번식과 월동을 모두 하며, 머무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수원청개구리’를 연구한 아마엘 볼체 박사와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과학저널 ‘환경과학 최전선’ 2019년 4월호에서 “‘수원청개구리’ 서식지인 경기 시흥·파주와 충남 아산, 충북 충주, 전북 익산을 람사르 습지로 지정해 ‘수원청개구리’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서식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존 대책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10년 안에 ‘수원청개구리’는 멸종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화성습지’는 매향리 갯벌과 화성호, 화옹지구 일대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독특한 생태계를 자랑하는 곳으로, 해양수산부 조사 결과 연안습지 1등급을 받았고, 람사르 습지 등재기준 1개를 넘어 3개나 충족한다.

화성시는 그린뉴딜 선도 도시를 목표로, 화성습지의 습지보호지역 지정 및 람사르 습지 지정을 위해 힘쓰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월 국제 철새보호기구 EAAFP와 함께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화성습지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기로 했다.

반면, 수원시는 지난해 11월 10일 화성시의 매향리 갯벌 연안습지 보호지역 지정 추진 반대 입장을 해수부와 경기도에 전달했다.

‘화성습지’가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환경단체와 새로운 갈등 발생 등 수원 군 공항을 ‘화옹지구’로 이전하기 더욱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번에 화성습지의 대표적인 지역인 ‘화옹지구’에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수원 지역을 대표하는 깃대종(flagship species·한 지역의 생태적·지리적·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 동식물)인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이 확인됨에 따라 ‘수원시의 매향리 연안습지 보호지역 지정 추진 반대’ 입장은 반드시 철회돼야 할 것이다.

많은 자치단체와 환경단체에서 ‘수원청개구리’ 살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수원시가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지 보호를 위한 ‘수원청개구리 생태적 시범관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 2016년 6월 ‘수원청개구리(수원이)’를 수원시 상징물로 지정, ‘수원이’가 5년째 수원시 공식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다. ‘수원청개구리’의 소중한 가치와 보존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함일게다.

‘수원청개구리’를 보존하고,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한 수원시의 다양한 시도 중 가장 효율적고 적극적인 방법은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지인 화옹지구로의 수원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입장을 반드시 철회하는 것 뿐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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