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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20 미국 대선이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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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20 미국 대선이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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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1.1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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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 이념의 정치를 하는 나라들이 선망하는 최상의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큰 잔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3 미국 대통령 선거전은 중국 언론과 누리꾼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그 같은 배경은 미국 대통령 선거사상 124년 만에 패자의 승복전통을 깨버리고, 재검표에 소송 전까지 돌입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기다렸다는 듯, 중·미 무역전쟁으로 견제를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혼란을 시체 말로 ‘샘통’이라며 조롱하고 나선 것이다.

이제는 법률논쟁을 넘어서 지지층의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자 더욱 반기는 눈치가 아닌가 한다.

11·3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하면서 극심한 대선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대선이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미래의 비전을 만들기는커녕, 오히려 사회 갈등을 키우고 지지층 분열을 심화하며 당분간 미국을 극심한 혼돈상태로 밀어 넣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바이든은 승리 확정 언론 보도 후 당선인 명의로 내놓은 첫 성명에서 “분노와 거친 수사를 뒤로하고 국가로서 하나가 될 때”라며 통합을 간곡히 호소했다.

선거전 때 지지층 간 쌓인 앙금을 해소하고, 분열된 사회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단합을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며 바이든을 향해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1896년 대선 이래 패자가 승복 메시지를 내오던 전통을 트럼프가 처음으로 깨고 불복 의사를 밝힌 것이다.

미국은 대권을 놓고 양보 없는 극한 경쟁을 벌이더라도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며 패배로 상처받은 지지층을 보듬어 온 과정과는 정반대 행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법한 승자가 취임할 수 있도록 법원에서 소송사건을 추진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소송 강행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재검표나 법률논쟁 수준이 아니라 자칫 지지층 간 물리적 충돌사태로 비화할 미국 상황이 전개 돼가자 중국은 미 대선을 조롱거리로 삼고 있다.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선언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선거가 미국 사회의 분열을 드러냈다면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지적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이번 미국 대선은 두 가지 다른 가치와 길의 대결로 묘사됐다’면서 ‘보통 과거 미국 선거는 정치적 쇼에 그쳤지만, 이번 선거는 쇼가 끝난 뒤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하게 만든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이어 이번 혼란이 미국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모든 사회는 내부적인 분열과 모순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 시스템은 모순이 생성되는 것을 방관하고 부추기기까지 한다’고 했다.

중국 언론에 이어 누리꾼들도 ‘혼전 양상인 미국 대선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온라인상에 풍자가 넘쳐나고 있다’고 중국 글로벌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많은 누리꾼은 미 대선을 오락거리로 삼았다. 한 누리꾼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이름을 놓고 농담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트럼프가 미국의 쇠락을 가속화해 오히려 중국의 부상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선진국 중에도 최상의 민주주의 국가로 추앙받고 있는 미국이 후진국에서나 있을 수 있는 행태를 보여주는 이번 선거과정의 악순환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해서 패배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확진자, 사망자 세계 1위라는 전염병 대유행을 겪고 있고, 경기 침체의 늪에 빠져 경제적 어려움마저 커진 것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적으로 안보와 경제,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미국 우선주의는 전통적 동맹관계를 훼손하고, 미국의 국제사회 주도권을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이 치유와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며 승리를 달성했지만 일련의 벅찬 위기에 직면한 채 워싱턴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버티자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대선결과가 뚜렷해지면 패자가 승자에게 전화를 해 축하인사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측이 이날까지 직간접적으로 대화하지 않았는 것으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물론, 그의 측근들도 대선 패배를 쉽사리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트럼프는 증거를 대야 할 것이며, 개표가 끝나고 바이든 후보가 합법적으로 승리하면 ‘아름다운 승복’과 평화적 정권이양을 격식을 갖춰 인정하는 결단을 보여줘야 미국다운 대선이 빛을 더욱 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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