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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농업이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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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농업이 가야할 길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0.11.2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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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기회로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모색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농업도 어려운 점은 마찬가지다. 비대면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 농업은 올해 판로를 찾지 못해 생산물 처리에 고초를 겪었다. 여기에 해외 노동자가 입국을 못하면서 농가에서는 일손부족으로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이런 농업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얘기만은 아니다. 고령화로 우리나라의 농업분야 인력은 노동생산성 하락 등 양적·질적 문제를 보이고 있고, 경영 영세성도 뚜렷한 개선 경향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생산·유통·가공·수출 등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농가소득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가당 소득은 2019년 기준 4천118만원으로 2018년 보다 2.1%감소했다.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65% 수준에 그치고 있다. 물론 도시지역 근로자 연령과 농어촌 지역의 평균 연령을 비교하면 적지 않은 금액일 수 있지만, 농산물 생산을 위해 지출되는 영농비용과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도시지역보다 많이 지출되는 난방비‧교통비 등을 고려한다면 우리 농촌이 지금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이 농업정책의 전환과 과감한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 먼저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늘려야한다. 친환경 농업벨트단지, 친환경농업연구센터 등 친환경농업 생산기반을 확대하고 농업인에게 공익 직불금이 합리적으로 지급돼 중소농업인의 소득안전망이 강화돼야 한다. 또, 시민단체와 연계해 우리농산물지킴이 활동을 지속 추진하고 농산물 소비를 늘리기 위한 바른 식생활 교육도 충실이 해 ‘범국민 우리농산물 애용’분위기를 확산해야 되겠다.

둘째, 농산물의 가격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농산물의 가격 급등락 최소화를 위한 관측강화로 품목별 수급조절, 다양한 유통경로를 확산해 합리적 가격형성을 유도하고 학교급식, 공공기관 공공급식 납품 등을 통해 농업인이 판로걱정 없이 생산할 수 있도록 계약재배도 확대해야 한다. 사이버 농산물 거래시스템을 확충해 소비자가 손쉽게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농식품 수출시장을 다변화하여 소비시장을 확장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생산되는 농산물을 책임지고 다 팔아 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농가소득증대와 일자리가 늘어나는 활기찬 농업을 이끌어야 한다. 농식품 산업분야에 전문화된 창업 스타트업캠퍼스를 운영하고, 여기서 미래농업을 선도할 산업혁신 벤처기업을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와 소득을 높여야 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한 임대형 온실과 스마트팜 확산 등을 통해 2040세대 청년들의 선도형 일자리 창출 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귀농·귀촌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교육 등의 지원을 강화해 5060세대의 일자리 수요를 흡수하는 것도 필요하다.

넷째, 농림축산식품부의 사업매뉴얼에 따라 획일적으로 지원하는 현재의 정책구조도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성과 특화도를 고려해 농업인이 희망하는 사업을 지원하고, 생각이 앞선 지도자와 농업인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창의성·경제성이 존중될 수 있도록 상향식으로 사업을 공개모집, 지역특화농정을 최우선 지원·육성해야한다. 예컨대 나주 배와 같은 명품농업, 양평 친환경농업지역의 그린농업, 고양 선인장 등 수출농업, 경북 사이소 사이버마켓 등 정보농업, 포천 허브아일랜드의 관광농업, 화성 원평허브농원 등 벤처농업, 가평 잣 등 가공농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진퇴양난(進退兩難). 더 이상 물러설 수는 없다. 농부가 씨 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듯이 이제 한국농업도 새로운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릴 때다. 중국은 대량생산 가격 경쟁력 농업, 일본은 기술력을 앞세운 고품질 농업, 네덜란드는 전천후 농산물 생산 공장, 덴마크는 일등주의 농업을 추구하고 있다. 이제 다시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들 말한다. 새로운 시대가 열린 셈이다. 한국농업의 새로운 항로를 바로잡고 안정적인 농업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지혜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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