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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의 세상보기] 이제 우리의 어깨를 내어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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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의 세상보기] 이제 우리의 어깨를 내어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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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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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광 경기민주넷 회장/ 前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

영국이 세계 최초로 12월 8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영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 각국에서 금년 말 또는 내년 초에는 자국의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도 백신 시범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캐나다 등도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곧바로 팬데믹이 종식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세계 각국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우리정부도 지난 11월 27일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 사(社)와 백신계약을 체결했고, 모더나, 화이자, 얀센 등 4곳의 백신 공급업체와 4,400만명분의 백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2~3월경부터 국내로 들여올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는 백신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여전히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 제조 및 공급업체가 “이번 코로나19 백신만큼은 백신의 부작용이나 효능 등에 대한 면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아직은 백신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는 단계다. 보통 백신의 개발 기간이 10년이지만 이번 코로나 백신은 1년 만에 개발한 것인 만큼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의 접종결과 추이를 보면서 접종시기를 결정한다고 한다.

돌이켜보면 코로나19 발발 초기에 우리나라의 감염병 확진자 수는 중국 다음으로 많은 세계 2위였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의료계와 공직자가 앞장서 ‘K-방역’이라고 불리는 우리만의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철저한 방역과 헌신적 봉사를 통해 단기간에 대한민국을 세계적 방역 모범국가로 돌려놓았다. 물론 지난 1년 동안 여러 사건과 우여 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국민 대다수가 방역당국의 결정을 잘 지키고 적극적으로 따른 결과라고 생각된다.

사실 지난 1년 동안 묵묵하게 코로나19와 맞서온 주역들이 있다. 광역 및 기초단체의 공직자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소속된 부서에 관계없이 지금도 24시간 교대해 가며 코로나19 대응과 방역봉사를 지속해 오고 있다. 공용시설 등에 대한 방역소독,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준수사항의 대(對) 시민 홍보 및 계도 등은 본인의 고유 업무 외에 이들에게 새롭게 추가된 업무다. 특히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공직자는 선별진료소 운영, 역학조사 실시, 자가 격리자 관리, 감염시설 현장방역 및 폐쇄조치, 접촉자 관리, 환자이송 등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감염병과 직접 접촉하며 가장 위험한 일을 수행하고 있다. 광주시를 예로 들자면 12월 기준으로 2개소의 선별진료소를 지정운영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보건소가 1개소, 민간 병원이 1개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병원의 감염우려에 대부분의 감염 의심자는 보건소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 보건소와 거기에서 근무하고 있는 보건직 공직자의 숨은 노력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을 단기간에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가로 만든 밑거름이 된 것이다.

코로나19가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감염병인 것과 같이 이것을 대응하는 일 또한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들이기에 공직자들에게는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나는 경기도 모 시청 안전총괄과에 근무했던 지인(A씨)의 재난지원소득 지급업무 경험담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 4월에 경기도가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하면서 경기도 관내 31개 시군도 별도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키로 했다.

갑자기 그 업무를 맡게 된 A씨는 짧은 시간 동안에 “우선 지급 가능한 예산 규모를 조사해야 했고, 수혜자의 거주기간 및 지급결정 이후 전출한 세대 파악,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만들 수 없는 수혜자를 위한 지급방법도 고민해야 했다”고 한다. 또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대(對) 시민을 위한 홍보계획과 더불어 데이터 오류로 인한 수혜 대상자 누락, 중복 지급시 대처방법 등 관련업무의 실행 매뉴얼까지 치밀하게 준비해야 했다”고 한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에도 예측 할 수 없었던 여러 종류의 민원으로 한 동안 곤욕을 치렀다는 후일담도 들었다. 사실 나는 A씨의 경험담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재난기본소득 지급업무가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인구(소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혜인원과 수령 방법을 결정하면 되는 일’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했으나 역시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 일이어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다양하게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노고는 비단 모 시청의 A씨 뿐만이 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거주하고 있는 광주시의 공직자들 또한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무던한 노고와 희생으로 코로나 19로 실의에 빠진 시민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공직자의 숨은 노력 덕분에 어려운 가운데 민생경제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와 맞서며 늘 우리에게 보여 지는 의료계 종사자들 외에도 그 뒤에서 묵묵하게 국민의 안전을 위해 봉사하는 수많은 공직자들의 헌신과 노력에 대해 이 지면을 빌어 경의를 표한다. 이 분들 덕분에 우리는 이제 희망이라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사는 존재다. 물리적인 기대기가 어려운 이 시점에 우리 사회의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험지에서 애써 오신 모든 분들이 심정적으로 기댈 수 있도록 이제 우리의 어깨를 그분들에게 내어 줄 수 있었으면 한다.

 

[전국매일신문 전문가 칼럼] 박해광 경기민주넷 회장/ 前 경기 광주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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