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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양심적인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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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양심적인 지도자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1.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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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조선시대 석학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지도자가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권력을 잃는 것이 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잃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 중종시대인 1584년 태어나 49세의 일기로 사망하기까지 수많은 업적을 남긴 율곡 선생은 지금도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역사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냉정하게 쏟아내고 있다. 긍정 보다는 부정이 많은 인물들이 현대 정치사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권력욕과 무관하지 않다. 율곡 선생은 ‘꽃과 열매는 함께 가질 수 없다’라고 했다. 권력에 대한 철저한 도덕성을 요구한 것이다.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해서도 안 되고, 말로는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면서 자신은 부를 축적하는 부정한 리더가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동남아와 옛 동구권 일부 공산국가들이 부정부패로 쇠락하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지도자의 역량에 따라 국가와 지역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것이다.

해방 후 우리나라는 극심한 혼돈의 시기를 겪었다. 자고 일어나면 정당과 단체가 생겨 ‘총재님’ ‘회장님’ ‘위원장님’이 홍수를 이루는 시기였다. 당시 수백 개의 좌 우파 정당과 수천 개의 단체가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물론 그들은 ‘동지’라는 호칭으로 서로의 친밀감을 표시했으나 속내는 감투를 좋아하는 작은 권력자의 완장스타일이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금만 친해지면 계를 만들고 회장님과 총무를 선출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조직에 대한 이해도와 이념에 완성도가 충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군중심리에 의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져 각종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의 성품과 지도력보다는 감언이설과 분위기에 편성해 투표하는 성향이 많았다. 역대 대통령을 보더라도 재임 중 대부분 70~80%의 지지도를 보이지만 임기 말에는 한자리 수에서 20%대에 머물고 있는 것만 봐도 권력에 대한 호감도가 얼마나 큰 격차를 보이는가를 알 수 있다.

올해 4월7일이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그리고 내년 6월1일에는 전국의 광역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우선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당장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유명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해 국민적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입지자들은 그들만의 공정한 룰을 제시하며 무대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도시 서울과 부산이 같은 이유로 현직시장이 하차하고, 같은 이유로 보궐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자당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당리당략을 우선한다.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대년 3월9일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다. 두 도시의 선거결과가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임기가 5월9일 만료되기 때문에 다음 대선은 내년 초에 치러진다.

서울 부산 보궐선거의 표심이 대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치권은 자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울러 6월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의 영향을 받게 된다. 역사적 경험으로 볼 때 대통령의 취임 초기 치러지는 선거는 대부분 여당이 압승했다. 이번 선거도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대통령선거-지방선거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여야는 벌써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실시한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압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당시 자유한국당은 후보를 내는 것조차 부끄러운 곳이 많았다. 경쟁력은 고사하고 국민적 비판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실시한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결과는 같았다. 전체의석 300석 중 여당이 180석을 가지고 가는 사상 초유의 결과가 나타났다.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는 후보자 개개인의 지도력과 도덕성 보다는 정당의 선호도와 야당의 존재감 등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또한 과거 잘못에 대한 심판론이 야당을 참패로 만들었다.

하지만 창과 방패는 바뀌었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공격과 도전하는 입장이 됐다. 내년 대통령 선거도 현직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처리지기 때문에 여야의 입장이 완전히 바뀌었다.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문제는 지도자의 양심이다.

현직에 있는 대통령과 단체장들이 차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펼쳐서는 안 된다. 국가와 지역을 위해 양심적인 행보를 보이면 그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다음 권력을 위해 선심성 사업과 지지자들만을 위한 정치를 펼친다면 국가와 지역의 미래는 물론 자신의 권력마저 유지하기 어렵다.

새해에는 선거정국이 시작되지만 여야 정치지도자들과 지방자치단체장은 국민을 위한 올바른 양심을 가지고 위민정책을 펼쳐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선진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길 주문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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