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수처, 법의 지배 구현하는 기관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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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수처, 법의 지배 구현하는 기관되길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1.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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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권에 대한 성찰은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로 등장해 있다.

우리나라도 판·검사를 포함한 고위공직자들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0여 년간 긴 논란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이 지난해 12월 30일 초대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이 확정되면, 이달 안에 공수처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후보자는 “공수처는 검찰과 협조하면서 가야 한다”며 “수사 결과를 선두에 두기보다는 법의 지배를 구현하는 기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는 공수처가 검찰 위에 군림하는 기관이 아니라 동등한 위치에서 검찰과 협력해 나가겠다는 것을 천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헌법을 보면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면서 “그런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면 안 되며, 우리 헌법상 존재할 수도, 존재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공수처의 중립성 훼손 우려와 관련해 “국회와 청와대의 검증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국민의 검증이자 가장 중요한 인사청문회 과정이 남아 있다”며 “이제 막 시작이니 인내심을 갖고 하면 불식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 출범 날짜를 이달 중순께로 보고 속도전을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결사 저지를 다짐하고 있어, 새해 벽두부터 인사청문회로 정치권의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후보자가 수사경력이 많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으나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처장 혼자가 아니라 차장, 검사, 수사관 등 다른 직원들이 하나의 팀으로 서로 보완하며 수사하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변호사협회가 현직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한 것은 과거 변호사 시절 김 후보자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변협 사무차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를 지냈고, 당시 활동을 계기로 변호사들에 신임을 얻은 것으로 여러 법조인이 입을 모으고 있다.

서울대 고고학과를 나와 1995년 판사로 임용된 김 후보자는 변호사 시절인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사건 특검에서 특별수사관으로 활동하는 등 수사 경험도 쌓았다. 조직 운영의 경험이 없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그것은 김 후보자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문 대통령이 현직 판사인 그를 낙점한 것은 검사 출신으론 무소불위한 현재 검찰 권력 견제에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다. 누가 공수처장이 되더라도 70여 년의 형사사법의 커다란 변화를 맞고 있는데 처음 적응하기는 누구든 원활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의 안정적인 출발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적 중립’이라고 하겠다. 공수처장 후보자를 선임하는 과정에 여야가 합의해 선출하지 않고 야당을 무력화하면서 공수처가 출범해 중립성 시비에 휘말려 있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야당의 거부권을 보장하는 제도보안과 별개로 공수처를 정치적 중립으로 운영하는 지혜가 각별하게 필요하다고 본다. 김 내정자는 이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피력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고위공직자 범죄 전담 기구에 걸맞은 차장과 검사, 수사관들을 실력과 경험이 풍부한 인재를 제대로 발탁해 수사력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 요건이다. 초대 공수처장이란 자리가 김진욱 후보에게는 크나큰 영예이지만, 앞길은 순탄하지만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 설치를 둘러싼 진보와 보수 간 세력 다툼이 길게는 이십여 년, 짧게는 삼 년여 이어져 온 점을 감안하면, 공수처장을 가운데에 두고 여당과 야당간 진영의 압박과 공세가 더욱 거세질 공산이 크다.

김 후보자는 이 같은 정치권의 사정을 모를 리 없었을 테니 애초에 대한변협의 추천을 수락했을 때부터 남다른 각오를 다졌겠지만, 다시금 진지한 자세로 근본을 되새겼으면 한다. 공수처는 역사적 대의를 근본으로 삼아,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으며 초심을 잃지 말고 주어진 사명을 다해 나가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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