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식 칼럼] 오지(奧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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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오지(奧地)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1.1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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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인구감소가 현실화 됐다. 그동안 지방을 중심으로 감소되던 인구는 출산율 감소에 따라 자연감소 현상으로 변화됐다. 지방의 경우 60년대부터 이농현상이 발생해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절반이상 반 토막 났다. 젊은이가 떠난 마을은 노인들이 지키고 있으며 아이가 없는 학교는 폐교돼 숙박업소나 작은 문화쉼터로 바뀌었다. 그나마 시설은 현대화 됐지만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름 휴가철이나 잠깐씩 찾고 있지만 이마저 코로나19로 인해 뜸한 상태이다.

인구가 많았을 때는 동네 병원과 약국도 있었으나 사람이 줄어들자 하나 둘씩 없어지기 시작해 이제는 동네 생필품을 공급하는 상점마저 없어질 위기이다. 급기야 시내를 오가는 마을버스도 줄어 농촌사람들의 생활은 때 아닌 오지의 삶이 되고 있다. 운전을 할 수 있는 젊은 세대들은 불편함이 덜하지만 대부분 고령의 노인들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농촌은 도시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른 삶이다.

얼마전 한 정치인이 ‘결혼을 하면 신혼부부에게 1억원의 장려금을 지급하고 자녀 1인당 출산 시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10여년 전만 해도 이러한 발언은 웃음거리였으나 점차 현실화 됐다. 경남 창원시가 곧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저 출산 대책을 위해 720조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출산율 감소는 세계 최고이다. 가임여성 1명이 출산하는 출산율은 1명도 안되는 0.8명대이다. 그렇다 보니 인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령화 시대가 다가오면서 생산연령의 세금부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월급에서 원천 징수하는 각종 세금은 물론 개인이 가지고 있는 토지와 건물 등에 부과되는 세금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각종 부동산의 공시지가가 최근 몇 년 사이 급등하면서 국가와 자치단체에 납부하는 세금도 큰 부담이다. 하지만 생산력 있는 세대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이 향후 10여년 후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지급될지 벌써부터 의문이다. 연금의 고갈은 물론 부족한 부분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령자와 퇴직자에 대한 연금 부담으로 현재 20~40대는 물론 앞으로 생산현장에 뛰어들 다음 세대들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자녀교육비의 경우 성인이 되기까지 수억 원이 소요돼 결혼 적령자의 결혼부담을 점점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우리나라 국민들의 인구 인동은 72만9000명이며 매년 70만명 정도가 이사를 한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는 정체돼 있지만 서울에서 경기도로, 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방에서는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울산 세종시 등 광역권을 중심으로 인구가 집중돼 왔으나 최근에는 일부를 제외하고 지방 대도시에서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도시화 돼 있는 지역의 인구감소는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농촌과 어촌지역이다. 농어촌 지역의 젊은이는 대부분 도시로 떠났으며 농사나 어업은 이제 동남아의 젊은이들과 중국인 등으로 채워졌다. 전국 농어촌 어디를 가도 외국인 노동자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 젊은이는 물론 고령의 농업인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마을이 없어지고 도시가 없어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마을과 도시가 사라지고 있으며 주변 부동산은 폭락하고 있다. 그나마 인구 감소지역에 집중됐던 관광개발과 리조트 단지 등은 계속되는 적자로 흉물상태에서 방치돼 있는 곳이 쌓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라는 법은 없다. 인구와 관광객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중소규모 관광개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족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생산력 확보이지만 외지 관광객에 의존하려는 정책이 너무 많다. 과거 스위스의 경우 우리나라와 같이 산악지대가 많아 대규모 공장을 지을 수 없었다. 일자리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스위스는 농촌지역 주민들이 인근 프랑스 등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 시골은 황폐화 됐다. 그러나 정밀기계와 시계 등 작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자 인구는 늘어났고 국민소득도 증가했다. 스위스는 지금 세계 최대 규모의 국민소득과 복지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모르면 배워야 한다. 720조원이나 되는 천문학적 돈을 투입하고도 출산율은 더더욱 고꾸라지고 있으며, 농촌은 수십조 원을 투입해 관광단지를 만들어 놓았어도 오지(奧地)가 되어가고 있다. 일자리를 만들어 돈을 벌게 해야 한다. 노령의 인구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이 일할 수 있는 직장과 교육 복지시스템을 개선해 전국 어디에서나 열심히 일하면 돈도 벌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노인들만 살고 있는 농촌지역에 아기 울음소리가 다시 들리고 병원과 약국 등이 문을 열어 기본적인 의료혜택과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될 수 없다. 눈앞에 보이는 권력과 선거를 위해 달콤한 공약과 선심성 사업을 하다보면 지금보다 더 추락할 것이다. 2021년 새해에는 각 자치단체에서 품격 있는 도시를 위해 체계적이고 치밀한 연구계획을 그려보기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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