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시대 종교가 남긴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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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19 시대 종교가 남긴 교훈은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1.13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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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부 주지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종교와 단체모임 등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마스크 착용을 싫어하는 미국 시민들이 모여서 예배를 보게 되면 비말이 날려 다른 사람에게 옳겨져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법원은 종교모임을 제한하는 것은 “종교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 판시해 주지사 행정명령이 중단됐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있지만 시민들에게 접종이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는 형편이다.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는 지난해 10월 6일 코로나19 위험지역(레드존)에서는 10명 또는 수용 가능 인원의 25%, 덜 위험한 지역(오렌지존)에서는 25명 또는 수용 가능 인원의 33%로 예배 인원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종교예배가 축소되어 진행된 데 대한 연방법원의 이 같은 판시로 많은 교인들이 다시 모여 예배를 보게 됐다. 사람들이 운집하면 침방울이 옆에 있는 다른 사람에 옮겨가면서 바이러스 확산이 이뤄지기 마련이다.

마이클 박 판사는 “원고는 종교활동 자유를 침해받음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면서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합헌적인 대안이 있다면,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함이더라도 위헌적인 정책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종교활동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고 판결하면서 뉴욕주의 종교모임 제한조치에 제동이 걸렸다. 판사 9명 가운데 5명의 판사는 “종교활동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으나, 나머지 4명을 “방역이 먼저”라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뉴욕 맨해튼의 제2 연방항소법원은 구랍 28일(현지시간)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발령한 종교모임 제한조치를 상대로 가톨릭과 정통파 유대교 측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종교단체 측 소송대리인은 이날 판결에 대해 “정부가 종교활동을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냉대하면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도 헌법이 뒷전으로 밀려나거나, 잊히지면 안 된다”면서 “예배 참석인원 제한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225만5800여명으로 전 세계 확진자의 4분의 1을 차지했으며, 10일(현지시간) 현재 사망자도 37만3460여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도 수많은 시민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목숨을 잃고 있으며, 감염증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이번 연방법원의 판단은 옳다고만 볼 수 없다.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성탄절 연휴 여파에 변이된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 주는 이날 입원환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입원환자가 급증하면서 캘리포니아주 일부 지역 등은 중환자실(ICU) 병상이 동나기도 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고 있는데도 연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악의 순간이 남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원인은 성탄절 여파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성탄절 일주일 전인 구랍 18일부터 성탄절 다음 날인 26일까지 미 전역 공항에서 약 890만명이 검색대를 통과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128만4599명이 검색대를 넘어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치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공항 이용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탄절을 맞아 여행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20만명 안팎의 새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이같이 확진자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연방법원은 “종교의 자유가 먼저”라며 종교예배를 최상으로 여기면서 모임을 권장하고 있는 는 것은 5명의 판사들이 판결한 재판이 온당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수많은 미국 시민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더욱 확산되고 귀중한 생명을 잃고 고통받는 것을 판사들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를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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