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단] 일본의 열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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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일본의 열등감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1.2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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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올해 영국에서 열리는 G7(서방선진 7개국) 정상회의에 한국이 게스트로 초청됐다. 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한국을 게스트국가로 공식 초청했다. G7정상회의는 그동안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이탈리아 등 7개 나라의 정상들이 주요 과제를 의논하는 선진국 모임이었다.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도 지난해 G7정상회의에 한국과 인도 러시아를 게스트로 초청하고 싶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트럼프는 중국과의 갈등에 더 많은 동맹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한국 등 일부 선진 국가를 끌어들이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영국 독일 캐나다 등이 러시아의 참여를 반대했고, 일본도 한국의 참여를 반대해 더 이상 진전되지는 않았다. 더욱이 코로나19로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는 미국 대선과 맞물려 취소됨에 따라 트럼프의 생각은 말 그대로 구상에서 끝났다. 당시 한국은 일본이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공식 참여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본이 반대한 것은 G7에서 아시아 국가 중에 유일하게 자국이 참여하고 있다는 자존심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영국이 러시아를 빼고 한국 호주 인도만 초청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국의 참여를 반대할 수 있는 명분이 약화됐다. 존슨총리가 G7정상회의에 이들 국가를 초청한 것은 권위주의 국가들의 연대에 맞서기 위해 이른바 D10(Democracies 10)을 바탕으로 민주주의 국가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과도 부합한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밝혔다. 이제 한국의 참여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현실화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한국의 참여를 반대하고 이번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열등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부터 일본은 30년 넘게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라 불렸지만 중국에게 그 자리를 빼앗긴지 오래됐다. 한국뿐만 아니라 과거 식민지배 국가에서도 잘 팔리던 전자제품은 한국에 추월당한지 오래다. 2019년 일본의 국가경쟁력은 34위에 그쳤다. 한국은 23위였다.

물론 경제 규모에서는 한국에 앞서고 있지만 미래의 발전가능성을 전망하고 현재 상황을 진단하는 국가순위에서는 한국에 크게 밀린 것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은 물론 만화와 게임 드라마 등도 한류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이 자랑하는 전자산업과 제조업은 물론 문화산업마저 과거 식민지배 국가이며 후진국이었던 한국에게 완전히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현상에 배가 아프고 답답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한국을 싫어하고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것이다.

개혁과 혁신은 더 거리가 멀다. 2020년 미국의 블룸버그가 뽑은 세계 혁신순위에 한국은 2위, 일본은 12위로 무려 10 계단이나 차이가 났다. 일본은 지금도 현금과 종이 팩스 도장 등 과거 아날로그 세대에서 주류를 이루던 문화가 대세이다. 한국처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전되지 않았다. 때문에 코로나19 등 전염병 방역체계는 물론 사회적 대응에서도 한국에 크게 밀렸다. SNS로 발 빠른 대응을 하는 한국과는 달리 복잡한 결재라인 등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한국에 뒤질 수밖에 없었다.

일본이 G7을 넘어 G10 모임에 한국의 참여를 반대하는 것도 이러한 경계심 때문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나타나는 경계심은 자칫 혐오감으로 확대될 수 있다. 지금도 일본의 극우세력들은 험한 시위는 물론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도 지지율이 떨어지면 반한 감정을 여론화 시켜 지지율 상승에 이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베총리는 지지율이 하락하자 말도 안 되는 수출규제를 들고 나왔다.

물론 아베의 판단은 실패로 돌아가고 한국의 산업구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발상 자체가 후진국 수준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한국 법원의 위안부 배상판결도 일본의 집권세력들이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일본의 정치권에서는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의 한국 때리기 여론조성은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집권세력에게 지지율의 상승은 되겠지만 일본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것이다. 과거를 인정하고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예의이다. 전쟁을 통해 수많은 사람이 죽고 인권이 말살되는 파렴치한 행동을 정당화 시키려는 의도는 고립될 수밖에 없다. 자존심을 찾겠다는 일본의 의도는 자존심이 아니라 바로 우월감에서 비롯됐다고 판단된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 의류회사의 한 인사는 “일본이 냉정을 잃고 한국을 대할 때 신경질적으로 바뀌는 것은 일본이 후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이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사람이 일본을 걱정하는 대표적인 목소리다. 일본은 그들의 우월감이 더 이상 열등감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스스로 과거를 인정하고 용서받는 자세가 필요하다. 일본 정치권의 반성을 촉구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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