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신 곳간 ‘부익부 빈익빈’ 초래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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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백신 곳간 ‘부익부 빈익빈’ 초래하지 말아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2.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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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발, 생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일부 부유국가들이 독점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미국·영국 등은 인구수보다 많이 ‘싹쓸이’하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는 인구 대비 6배, 미국과 영국은 유럽연합(EU) 2배 물량을 ‘입도선매’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반해 저개발국가들은 인구 대비 20% 미만이고, 한국·스위스 등 고소득국은 인구 대비 하회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백신 확보를 인구, 감염자 수를 추월한 것을 막기 위해 백신 개발사, 공급 확대를 위해 다른 제조사에 비독점 사용권 줘야한다”고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생산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백신을 개발한 제약사가 공급 확대를 위해 다른 제조사에 비독점 사용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많은 저개발국가(빈국)는 올해 많아야 인구의 20%에 대한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부유 국가들이 확보한 모든 물량이 들어온다고 가정할 때 EU의 경우 인구 대비 2배, 미국과 영국은 4배 이상, 캐나다는 무려 6배 이상을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입도선매했다.

이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상위소득 국가로 분류된 16곳 가운데 인구 대비 선주문 물량 비율 면에서 12번 째에 위치했다.

캐나다와 미국, 영국, EU, 호주, 칠레, 이스라엘, 뉴질랜드, 홍콩, 일본 등 10곳이 인구 수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다.

스위스와 한국, 쿠웨이트, 대만, 이탈리아, 파나마는 확보 물량이 인구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화이자에서 5억 회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옵션으로 일단 1억 회분을 확보했으며 모더나에서는 2억 회분을 확보한 데 이어 3억 회분을 추가할 예정이다.

영국도 이들 업체 및 발네바로부터 3억5700만 회분을 요청한 상태이며 1억5200만 회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옵션을 걸어뒀다.

EU는 이들 회사 및 독일 큐어백으로부터 13억 회분을 확보했으며 필요 시 6억6000만 회분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뒷줄로 밀린 대다수 저개발국가는 전 국민 백신 접종이 아득해서 한숨만 쉬고 있는 상태에 놓였다.

생산물량의 한계로 인해 25억 명이 살고있는 약 130개 저개발국에서는 아직 1회분도 투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저소득국가의 경우 오는 2024년 전까지는 자국 인구 전체에게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덜 부유한 나라들 모두가 심각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건 아니다.

멕시코 억만장자인 카를로스 슬림은 남미내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억5000회분 계약에 대한 자금을 지원했다.

이와 관련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생산하기로 합의된 상황이다.

‘1회 접종’ 백신을 개발 중인 존슨앤존슨은 “저소득 국가들에 50만 접종 물량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여기에 WHO와 빌 게이츠가 지원하는 2개의 비영리기구가 92개 빈국에 십억 회분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에 착수한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자금 모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성공적으로 10억 회분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는 각 빈국 인구의 20%도 접종하기 부족한 분량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저개발국가들은 앞으로 4년 전에는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백신 확보에 ‘부익부 빈익빈’이 될 경우 수를 따져보더라도 몇 개 나라에서 코로나19가 퇴치된다 해도 감염증이 어느 틈으로 새 들어와 다시 확산될 소지가 있다.

부자나라들은 자기 나라 국민들도 중요하지만 77억 명에 달하는 세계 인구들이 모두 다 백신을 접종해야 지구상에서 코로나19가 퇴치될 수 있는 것을 다시 인식 했으면 한다.

자연적 집단 면역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지면 백신 수요가 줄어들어 오는 2022년 후반에는 공급이 충분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어떠한 경우든 그 사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갈 것이 불을 보듯 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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