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단] 대한민국 청년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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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대한민국 청년으로 산다는 것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2.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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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대한민국 청년들이 힘들다. 부유한 부모세대 밑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청년들은 20대를 넘기면서 자립해야할 나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모세대의 경우 60~70년대 가난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많다. 가난한 농촌을 떠나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경제개발이라는 국가적 목표아래 자신을 희생했던 사람들이다. 그런 희생이 있었기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국가적 기반이 마련된 것은 사실이다.

처음부터 우리나라가 잘 살았던 것은 아니다.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민주화는 경제논리에 밀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감옥행을 불사하며 거리로 나가 투쟁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저임금에 시달리며 장시간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있었다. 부모 세대들은 이들 두 세력들이 공존하며 경제와 민주화를 동시에 발전시켜 온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정치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대열에 접어들었고 안정화 된 것은 사실이다.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못 살거나 자존심 구겨질 정도의 가난한 나라는 아니다. 돈과 시간만 있으면 지구촌 어디라도 갈 수 있으며 연간 수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민족이 됐다. 열심히 벌고 열심히 쓰는 여유를 부릴 정도가 된 것이다. 각자 하는 일과 사는 방식은 달라도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20대는 어떤가? 살만한 부모들 밑에서 부모가 운전해 주는 자가용으로 학교를 다니고 가고 싶은 대학에 최소 6개 정도는 동시에 원서를 넣을 만큼 여유가 있었다. 대학 재학 중에는 최소 한번쯤은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그렇게 해서 졸업을 해도 취직이 안 되면 용돈 정도를 벌어도 큰 무리가 없었다. 먹고 사는 것만큼은 부모가 받쳐주기 때문이다.

요즘은 모바일 게임이 발달되면서 심심할 틈이 없는 청년들이다. 과거 부모세대들은 일 때문에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일보다 게임 때문에 바쁜 청년들이 많다. 그리고 일하고 싶어도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집에서 취업준비에 몰두하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청년들의 생각은 부모와 완전 다르다.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저축을 하면 집을 사거나 좀 더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힘든 사회가 됐다.

대졸 초임의 연봉이 중소기업의 경우 30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언제 집을 사고 언제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가? 수도권의 집값이 10억 원을 웃돌고 있는데 청년들의 월급으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다. 때문에 결혼은 포기하고 집을 장만하는 것도 포기한다. 그나마 직장이나 알바를 해서 번 돈으로 국내외 여행을 꿈꾸거나 자기계발에 집중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을 사고 가정을 꾸려 편안하게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야 하지만 대한민국 청년들은 언제 부터인가 이런 생각을 점점 안하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왜 이렇게 됐을까?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악의 단계로 치솟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15~29세에 해당하는 청년층의 실업을 뜻하는 것으로 이 연령층의 실업자 수를 경제활동 인구로 나눠 산출한다. 청년실업률에서 적용하는 연령 기준은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른 것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실업률 통계는 15~24세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나 한국은 군복무가 의무화 되어 있어 청년 범위를 15~29세로 잡았고, ILO에서도 이를 승인한 것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청년실업률은 9.0%이다. 하지만 청년층이 체감하는 실업률을 나타내는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은 26.0%로 역대 최고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취업자 수도 1988년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했다. 2021년 1월 발표한 고용동향은 1년 전보다 98만2000명이 감소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숙박 음식업은 직격탄을 맞아 무려 36만7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도소매업도 21만8000명이다. 이중 20대가 25만5000명 감소해 상대적으로 청년들의 박탈감이 더했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이제 어디에서 희망을 찾고 살아야 하는가? 양질의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국가공무원과 경찰 등의 일자리를 선호하지만 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나마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은 다행이지만 코로나19로 기업들의 인력증원이 없다보니 더 어렵게 됐다. 있는 정원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모바일 게임과 희망 없는 공상이다.

물론 우리나라 청년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설명한 것이다.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취업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이 열심히 일하면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고, 결혼과 자녀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한다. 이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자녀를 포기하면 결국 대한민국은 어려웠던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이고 파격적인 청년정책을 마련하길 주문한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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