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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1호 접종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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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1호 접종자는 누구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1.02.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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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전 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코로나19가 1년이 넘도록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 지금까지 숨진 사람만 237만 명이 넘는다. 제2차 세계대전 사망자가 40만 명인데 코로나 사망자는 벌써 5배가 훌쩍 넘었다.

가히 감염병이 전쟁보다 무섭다는 말이 실감난다. 전문가들조차 이 지루한 싸움이 언제쯤 끝날지 명쾌한 종료 시점을 내놓지 못할 정도다. 최근엔 전파력이 1.5배나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극성을 부리는 상황이다. 오늘부터 시작될 백신 접종이 코로나 공포를 끝내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코로나 3차 유행이 수그러들고 있지만 궁극의 방역은 역시 백신 접종에 있기 때문에 백신에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이달부터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하고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 등 지역 자치단체도 준비태세로 움직임이 빨라졌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드디어 오늘부터 시작된다.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정부 목표의 첫 걸음이다.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26일부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서, 화이자 백신은 27일부터 의료인에게 접종이 시작된다.

정부의 순차적 접종 계획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빨라야 7월부터나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의 열쇠로 여겨지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것이다. 예방주사로 잘 알려진 백신(Vaccine)은 특정 질병 혹은 병원체에 대한 후천성 면역을 부여해 병을 막아내게 하는 의약품이다.

우리 몸의 면역 반응은 크게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으로 구분된다. 그 중 후천성 면역은 여러 특징을 갖는데, 그중 하나가 면역 기억이다. 후천성 면역의 기억은 이전에 인체에 침범했던 병원체의 정보를 기억해 미래에 같은 병원체에 감염되면 이에 대해 더 빠르고 강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게 해준다.

백신 개발의 역사는 15세기로 거슬러간다. 당시 중국에서는 천연두 환자의 피부 상처 딱지를 가루로 만들어서 이를 코로 흡입하는 방식으로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을 만들었다.현대의학 방식으로 개발된 첫 백신은 소의 유방에 수포가 생기는 우두(바이러스 의한 소의 급성 전염병)를 이용해 천연두 치료방법을 착안한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됐다.

제너는 소를 키우는 사람들이 인간에게는 약한 증상만 일으키는 우두에 노출되면서 오히려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우두를 사람에게 접종했더니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우두가 천연두와 유사한 항원결정부위를 가지지만 인간에게는 독성이 미약해 면역력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제너가 증명해낸 것. 이 때문에 백신의 명칭도 소를 뜻하는 라틴어 vacca에서 유래했다.이어 2세대 백신 개발은 1880년대에 루이 파스퇴르에 의해 이뤄졌다. 파스퇴르는 광견병 백신, 콜레라 백신 등을 개발했다.   

파스퇴르가 제너의 천연두 예방법을 기리기 위해서 자신이 개발한 광견병 예방법을 백신이라 부르게 되면서 백신이라는 이름이 본격 세상에 알려졌다.파스퇴르 연구 이후에 소아마비, 인플루엔자, 홍역, 파상풍, 디프테리아 등 다양한 전염성 질병에 대한 백신이 개발됐고, 이를 통해 많은 질병 발병률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백신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과 효과성이다. 이를 입증하는 것이 바로 임상실험인데, 대체로 백신은 3단계의 장기 임상실험을 통해 그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하게 된다. 26일부터 시작되는 1차 접종 대상자에서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 제외된 것, 그리고 올 코로나 백신 접종대상에서 소아청소년이나 임산부가 제외된 것도 모두 이들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강타하자마자 세계 의학 강국들은 경쟁적으로 백신개발에 나섰다. 세계 최초 시판 백신은 지난해 8월 러시아가 개발한 ‘스푸트니크V’이다. 하지만 이 백신은 제조법 해킹 논란에다 임상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아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세계 최초로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해 승인된 코로나 백신은 중국의 시노팜 백신. 이어 미국의 화아자와 모더나,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 개발에 성공해 코로나 백신의 대중화를 앞당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넥신이 백신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6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2차 단계 승인을 받았다.

정부가 사전계약을 통해 국민이 올 한 해 접종받게 될 코로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모더나·얀센·노바백스 등 5종류다.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여기에 변이바이러스가 속속 출현하면서 새로 개발된 백신 효과에 대한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백신을 통해 코로나19가 종식되기 위해서는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 접종될 5개 백신조차 안전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100% 검증됐다고 말할 수 없다.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기대하면서 여전히 마스크 착용과 대인접촉 금지 등 개인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만 한다.안전성 검증과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는 자사 백신이 중증환자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지만 옥스퍼드대 임상시험에선 남아공발 변이엔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유럽 일부국가는 65세 미만만 AZ 접종을 권고한 상태다. 이런 소식은 접한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방역당국은 해외사례도 면밀히 검토 분석하고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완벽한 백신은 없다. 모든 백신은 이득(benefit)과 동시에 위험(risk) 요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는 철저하게 ‘과학적 근거’에 의해서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백신 포비아를 거둬낼 핵심 무기 역시 과학적 근거다. 고령자가 접종 거부를 할 경우, 정부가 설득할 논리가 없다면 또다시 국민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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