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158] ‘80년 광주’의 판박이, 미얀마 민주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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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58] ‘80년 광주’의 판박이, 미얀마 민주화 운동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1.03.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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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광주시민들이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와 민간인 학살에 분노하고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 연대 활동을 펼치는 것은 미얀마가 또 다른 ‘80년 광주’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토요일 오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 3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시민들의 손에는 양은 냄비와 꽹과리 등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냄비와 꽹과리를 두드리며 “미얀마 군부를 몰아내자”고 외쳤다.

냄비 등을 두드리며 벌이는 시위는 미얀마에서 ‘딴봉띠’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악귀를 쫓는 풍습이다. 군부 쿠데타 초기 미얀마 국민들이 딴봉띠 집회를 저항의 수단으로 이용했으나 군부의 탄압으로 금지되자 광주시민들이 미얀마 국민들을 대신해서 딴봉띠 집회를 열어 연대를 표시한 것이다.

미얀마 군부쿠데타와 이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민주화 시위가 41년 전 광주항쟁과 판박이로 전개되면서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광주시민들의 연대 의식과 지지 활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광주시민단체들과 5월 단체는 물론 지자체와 정계, 종교계 등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와 민주화 지지 광주연대(‘광주연대’)’라는 공동 대응단체를 결성하고 동병상련의 아픔을 공유하며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광주연대’는 성명을 통해 “광주시민들은 미얀마 민중들에게 행해진 폭력과 학살에 분노 한다”며 “광주 민·관·정을 망라한 광주연대는 거대한 폭력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는 미얀마 민중들의 투쟁을 적극지지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광주시민들과 대한민국의 민주시민들은 학살을 멈출 수 있게 연대해 달라는 미얀마 민중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대한민국 정부와 유엔은 불의에 눈감지 말고 시민들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광주연대’는 매주 토요일 5·18 민주광장에서 연대 집회를 갖고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위한 연대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성명발표에 머무르지 않고 러시아와 중국 대사관의 항의 방문과 미얀마에 대한 마스크 등 생필품 지원, 피해자 추모공간 마련, SNS활동을 통한 미얀마 실상 알리기 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갈 계획이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광주 시민들에게 남의 일이 아니다. 41년 전 광주에서 자행됐던 신군부의 만행이 고스란히 판박이로 자행되고 있고, 이에 저항하는 미얀마 국민들의 저항 또한 광주의 모습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광주시민들이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와 민간인 학살에 분노하고 민주화 운동에 적극적 연대 활동을 펼치는 것은 미얀마가 또 다른 ‘80년 광주’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준사격과 집단 발포, 특수부대 투입, 민주인사와 시위 지도부에 대한 체포와 고문,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곤봉과 총칼로 자행하는 무자비한 폭행, 진실을 가리고 은폐하기 위한 철저한 언론 통제, 시신을 감추거나 사망자 수를 축소, 외부 불순 세력 개입설 주장 등등.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41년 전 광주의 재연 그대로다.

다만 미얀마의 경우 수도인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 등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지고,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유엔에서도 거론되고 있지만 광주는 당시 철저히 고립돼 외로운 싸움을 했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미얀마의 군부는 사전에 41년 전 전두환의 신군부가 자행한 만행을 교과서 삼아 답습하고 있는 듯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토록 닮을 수가 있겠는가 싶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전두환의 잔학한 수법은 배웠으면서도 죄수가 되어 법정에 끌려온 모습은 보지 못했나 보다. 결국은 승리하고 마는 광주의 시민 정신은 교훈 삼지 못한 것 같다.

‘80년 광주’는 학살자들과 그 후예들은 여전히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부인하고 있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자리매김 되어 가고 있다.

제2의 ‘80년 광주’가 되어가고 있는 미얀마 역시 지난 한 과정을 거치겠지만 민주화 운동은 승리할 테고, 학살자들이 법정에 서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광주의 교훈이다.

이날 현재까지 미얀마에서는 2천여 명이 구속되고, 100여 명 이상의 시민들이 군부의 학살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미얀마 참상에 적극 개입을 주저하면서 미얀마 국민들의 희생은 더욱 늘어날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사회의 외면은 시민을 향한 군부의 총칼과 다르지 않다. 그들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광주의 미얀마 연대 활동이 국제사회의 연대를 활성화 시키는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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