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광의 세상보기] 신 목민심서가 필요한 때
상태바
[박해광의 세상보기] 신 목민심서가 필요한 때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1.04.06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해광 한국B.B.S경기도연맹 회장/ 전 광주시의회 부의장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년) 선생의 저서 목민심서(牧民心書)의 서문에는 “오늘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오직 거두어들이는 데만 급급하고 백성을 부양할 바는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하민(下民)들은 여위고 곤궁하고 병까지 들어 진구렁 속에 줄을 이어 그득한데도, 그들을 다스리는 자는 바야흐로 고운 옷과 맛있는 음식에 자기만 살찌고 있으니 슬프지 아니한가!”라고 적고 있다.

또한, 조선 초기의 '목민심감(牧民心鑑)', 후기의 '거관요람(居官要覽)'·'거관대요(居官大要)'·'임관정요(臨官政要)'(안정복) 등 조선시대 여러 목민서가 지향한 가장 핵심적인 의제는 바로 “목민관의 정기(正己 :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함)와 청백 사상”이었다. “청렴(淸廉)은 목민관의 본무(本務)이며, 모든 선(善)의 원천이며, 덕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은 자는 목민관 노릇을 할 수 없다”고 옛 선현들은 ‘공직자의 기본 품성’을 가르쳐 왔다.

최근 부동산 투기에 대한 특별수사본부의 수사상황이 날마다 뉴스를 통해 새롭게 보도되고 있다. 소위 위정자(爲政者), 고위공직자라는 사람들이 그들의 배만 불리는데 혈안이 되어 부동산 투기와 탈세, 탈법을 자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공기관 임직원과 그의 주변인들의 부동산 투기의혹과 단서가 포착되어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날마다 추가되고 있다. 참으로 허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우리 사회가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답답하고 불쾌하고 분통이 터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덕분(?)에 드디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戰爭)이 시작 됐다는 것이다. 사상 초유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대책이 제도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공정(公正)과 정의(正義)가 바로 서는 나라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29일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직접 주재하면서 도시개발 과정에 있었던 공직자와 기획부동산 등의 투기 행태에 대해 소속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이를 위해 국가의 행정력과 수사력을 총동원"할 것과 "조사·수사 대상이 넓어지더라도 멈추지 말고, 정치적 유·불리도 따지지 말고 끝까지 파헤쳐 범법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벌하고, 부당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부패 청산을 ‘반부패 정책의 최우선 과제’ 삼고 엄정한 진상규명과 더불어 부동산 부패근절과 방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동산 차명 거래와 탈세, 불법 자금, 투기와 결합된 부당 금융대출까지도 끝까지 추적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공직사회의 부동산 부패를 차단하기 위해 모든 공직자에 대한 ‘의무적 재산등록제’ 도입,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등을 통해 공직사회의 부패근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강도 높은 제도개혁 방안도 제시했다. 이밖에도 상시(常時) 감시기구인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농지 취득심사 강화’, ‘부동산투기 부당이득 5배 환수 제도“ 등 부동산 적폐(積幣) 청산의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사실 부동산 투기는 우리 사회의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박정희 정권시절 이루어진 강남개발은 당시 정권 핵심실세와 재벌들의 부정축재(不正蓄財) 수단이었다. 그 이후에도 일산, 분당, 평촌, 산본 등 4대 신도시 개발 및 강남 수서개발은 전두환 정권과 노태우 정권의 핵심 실세의 부정축재 수단이 되었다. 그야말로 부동산 투기는 적폐정권(積幣政權)의 산물(産物)이었다.

부동산투기가 반드시 척결(剔抉)해야 할 적폐(積幣)였음에도 그간 제대로 착수하지 못하다가 이번 3기 신도시 투기사건을 계기로 시작하게 된 것이 만시지탄(晩時之歎)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해 묶은 부동산 적폐가 이번 기회로 반드시 척결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박해광 한국B.B.S경기도연맹 회장/ 전 광주시의회 부의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