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167] ‘도쿄 올림픽’이 불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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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67] ‘도쿄 올림픽’이 불편한 이유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1.07.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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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지난 1964년 개최한 일본의 첫 올림픽이 전범 국가 이미지 탈피였다면 이번 도쿄 올림픽은 방사능 국가 탈피라는 측면에서 ‘부끄러움 감추기’라는 정치적 의도의 동질성을 갖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32회 하계올림픽인 도쿄 올림픽이 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도쿄 올림픽은 지난해 7월24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개최가 1년간 연기된 끝에 이번에 열리게 됐다.

연기된 올림픽인 만큼 2021년에 열리면서도 2020올림픽이다. 역사상 올림이 취소된 경우는 있으나 연기된 올림픽은 이번 도쿄 올림픽이 최초다.

여기에 도쿄 올림픽은 무관중 올림픽이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하게 됐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도쿄에 4번째 긴급사태가 발령되는 등 최근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의 감염 확산세가 심각한 탓이다. 무관중 올림픽은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이후 125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올림픽이다.

영예롭지 못한 ‘최초’의 기록은 이번 도쿄 올림픽을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생긴 ‘방사능 국가’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일본의 부흥을 꾀하려던 일본 정부의 의도에 큰 흠집을 내게 됐다.

지난 1964년 개최한 일본의 첫 올림픽이 전범 국가 이미지 탈피였다면 이번 도쿄 올림픽은 방사능 국가 탈피라는 측면에서 ‘부끄러움 감추기’라는 정치적 의도의 동질성을 갖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사능 국가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원전 사고 피해지역인 후쿠시마에서 야구를 비롯한 농구, 축구 등의 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림픽 기간 동안 후쿠시마 지역에서 생산된 식자재료 만든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 단체들이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연간 피폭 한계치의 100배가 넘는 등 위험 수준임을 강조하며 정보공개와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이용은 재앙의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위험 하기 짝이 없는 무책임한 행위다. 방사능 국가 탈피를 위해 인류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인질로 삼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이번 도쿄 올림픽은 개최지인 일본과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와는 갈등의 연장선에서 열리게 돼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우선 올림픽을 통해 독도야욕을 전 세계에 드러낸 것이다. 섬 전체가 독도 왜곡 전시장이라고 불리는 오키섬과 매년 ‘다케시마의 날’의 행사를 열고 있는 시마네현청 ‘다케시마 자료실’을 성화봉송로에 포함시켰다. 올림픽을 통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선전하면서 영유권 문제를 이슈화하겠다는 의도다.

일본 정부는 지난 평창올림픽에서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한 것을 놓고 생트집과 비이성적으로 반응하며 반발했었다.

그런가 하면 대한체육회가 올림픽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제작해 태극기와 함께 내걸자 깜짝 놀라 IOC를 통해 철거 요청했다.

현수막 문구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상유십이(尙有十二) 순신불사(舜臣不死).아직도 열 두 척의 배가 남아 있고, 순신은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대한체육회가 ‘이순신 현수막’ 대신 ‘범 내려 온다’는 문구와 한반도 모양의 호랑이가 그려진 현수막으로 바꿔 내걸자 이번에도 시비를 걸고 나섰다.

일본이 비록 국가 경제력은 한국을 능가하지만 의식수준은 아직 한참 멀었다는 사실을 천하에 공개한 셈이다.

그들의 천박한 의식은 ‘국제신사’라는 외교관의 입에서도 튀어나와 한일관계를 더욱 꼬이게 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소마 히로히사 공사가 차마 입에도 올리기 민망한 성적 표현을 써가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했다.

이러한 몰상식한 발언으로 인해 이번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관계를 풀어보려던 문 대통령의 방일계획도 취소됐다.

올림픽은 개최국의 모든 것을 전 세계에 드러내 보이는 것이자 전 세계의 모든 국민들이 함께 지켜보며 즐기는 평화의 제전이다.

평화의 제전을 이용해 방사능을 감추고, 이웃 국가의 국토를 빼앗아 지는 해를 붙잡아 보겠다는 일본 정부의 다급한 현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천박함으로는 떨어지는 해의 가속도를 높일 뿐이다. 도쿄 올림픽이 불편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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