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단] 백신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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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백신효자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7.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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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회전반에 걸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경기침체는 물론이고 생활패턴까지 바뀌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 주류를 이루는 프라이빗(private) 형태의 음식점과 영화관에 이어 여름휴가까지 개인을 위한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오후 6시 이후에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한가하다. 음식점은 아예 임시휴업에 들어갔거나 폐업을 고려하고 있으며 소상공인은 빚더미에 한숨만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대선 후보들은 전 국민 기본소득 등을 두고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5,000만 명의 국민에게 연간 100만원씩 준다면 50조원이 필요하다. 그 돈은 또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부자들에게 걷는 세금이던, 휘발유 가격을 인상해서 걷는 세금이던 간에 재원은 대통령이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어려운 형국에 국민들이 시름을 겪자 이제는 돈으로 국민들의 환심을 사려고 한다. 그 돈은 국민들의 세금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 돈인 것처럼 ‘준다, 안 준다’를 반복하고 있다. 나쁜 사람들이다.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자 정부여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두고 몇 달 째 논란을 벌이다 최근에야 야당과 합의했다. 여름휴가철에 맞춰 지급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는 반대로 다소 늦어지고 있다. 다른 한 편에서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전 국민에게 매년 100만원씩 기본소득을 준다고 하고, 한 정치인은 아예 국민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으니 정말 돈이 남아서 이러는지 의구심이 든다. 정권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던 일자리 창출은 이젠 포기한 느낌마저 든다.

청와대에 일자리수석을 만들고 전국에 일자리 센터를 만들어 청년실업과 국민고용을 촉진하겠다던 당초 약속은 어디에 있는가? 65세 이상 노인을 상대로 공공일자리를 만들어 일자리를 확충했다고 자랑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 돈도 모두 국민들이 낸 세금이다. 일자리는 민간기업이 투자를 해서 고용안정이 보장된 양질의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노동자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기업을 감독하는 역할을 해야지 국민 세금으로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이 늘어났다고 홍보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건강문제는 어떤가?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은 1, 2차 모두 완료한 인구비율이 13,5%이다. 영국 캐나다 칠레 네덜란드 이스라엘 덴마크 미국 등은 50%를 넘고 있다. 한국은 OECD 37개국 중 35위이다. 코로나 정국에 가장 중요한 백신접종률은 최하위권이다.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2배 많은 일본도 20%를 넘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G7 주요국인 이탈리아 보다 많다고 자랑하던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또한 K방역 등 선진국 수준의 방역을 자랑하며 홍보했지만 최근에는 연일 일일 확진자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방역에도 구멍이 생겼다. 정부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전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백신을 공급했더라면 이러한 일은 발생되지 않았을 것이다.

‘백신효자’라는 말이 있다. 정부가 확보한 한정된 물량으로 접종을 하려면 경쟁률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50대에게 백신예약을 받은 결과 70%대 이상의 높은 예약률을 기록했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연령대별로 예약을 받은 결과 접속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등 당사자들이 많은 고충을 겪었다.

정부는 150여만 명의 해당자만 접속하면 마비될 일이 없지만 동시에 1,000만 명이 몰려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초기 인터넷 세대인 50대들의 자녀들이 부모를 대신해 백신예약에 나서면서 동시에 수 백만 명이 접속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이용이 능숙한 10~20대들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이들에게 ‘백신효자’라고 부를 만큼 백신예약 경쟁이 치열했다. 정부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체계적으로 관리했다면 이러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코로나 백신 1차 접종률은 35% 수준이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는 겨우 13%대 이다. 노인층이 많은 전남 전북 강원 등은 16%를 상회하고 있으나, 40~50대가 많은 세종시와 울산시는 10%대에 머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는 19만3,427명에 달하고 있다. 사망자도 계속 늘어나 2,083명을 넘었다. 수도권에 이어 지방도 아우성이다.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마저 포기하고 넘어 간다면 소상공인의 충격은 극에 달할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에 대한 논란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백신확보에 집중하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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