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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69] 문재인 후보는 출마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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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69] 문재인 후보는 출마하지 않는다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1.08.1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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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지금은 ‘반문’의 시간이 아니라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지의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다. 고민이 정권교체의 시작점이다.
 
여야 대선후보들의 당내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관심은 지지와 상관없이 여권보다는 야권의 주자들에게 더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야권의 대표 주자로 올라서 여권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대통령 후보 1위 지지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고, 최 전 원장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전 총장의 사고 발생 시를 대비한 대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권은 그렇다 치더라도 야권의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시자 등 쟁쟁한 여야 정치인들을 제쳐놓고 이들 전직 관료 출신 정치 신인들이 혜성처럼 뜨는 현상은 무엇인가.

이는 정치 현상의 변곡점 마다 드러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보수층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이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킨 회오리바람 같은 것이라는데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반 문재인’의 상징적 이미지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과 맞짱을 떳다’는 단순함이 능력으로 과포장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과포장’이라는 표현이 자의식과 자존심이 강한 당사자들에게는 불쾌할지 모르나 지금까지 윤·최 두 전직 관료가 보여준 실체는 조금은 허당에 가까운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를 싫어하는 국민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의 어휘를 주요 아젠다로 삼는 모습이 그렇고, 나아가 거듭된 실언들이 ‘준비된 후보’와는 거리가 먼 후보 희망자임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윤 전 총장은 ‘1일1실언’으로 압축될 만큼 설화에 휘말리면서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있다. “먹으면 병 걸리고 죽는 것이라면 몰라도 부정식품이라고 그러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 것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라고 말해 ‘식품위생은 생명과 안전이라는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정부가 코로나19 초기, 신천지 사태로 집단 확진자가 발생했던 대구를 봉쇄하려 했다면서 ‘대구가 아니었으면 다른 지역은 민란’ 발언으로 ‘지역 정서에 아부하는 천박한 지역감정 부추기’라는 비난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밖에 ‘주 120시간 노동’이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등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라고는 볼 수 없는 말들이 쏟아져 내부의 대책팀까지 꾸릴 정도다.

최 전 원장도 이에 못지않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느냐” 고 말해 여권은 물론 같은 야권 내에서도 비판을 받아야 했다.

당내 대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최 전 원장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우리가 정부를 비판하는 이유도 정부에게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사명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져야 할 아무 책임도 없다면 최 후보님은 무엇을 도대체 책임지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왔느냐”고 비판했다. 더욱이 최 전 총장은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충분히 준비된 답변이 없다. 열심히 공부하겠다”며 스스로 준비되지 않은 후보임을 자인했다.

국민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국가를 이끌 능력인데, 그들이 보여준 것은 ‘반문’ 뿐이다. ‘반문’도 좋고, ‘정권교체’도 좋지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하면 어떤 나라를 만들겠느냐’이다. 대통령에 출마하겠다는 신념이 ‘반 문재인’이라면 곤란하다.

‘정권과의 맞짱’이나 ‘반문’이 대통령의 자격이나 능력으로 평가된다면 그런 정권교체는 국가와 국민의 비극이 될 뿐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반문과 정권심판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며 한 말이다. 그는 “이번 대선은 과거와 싸우는 게 아니고 미래를 놓고 국민이 어느 세력에게 더 믿음을 주느냐의 싸움”이라고 했다.

지금은 ‘반문’의 시간이 아니라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지,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지의 고민이 필요한 시간이다. 고민이 정권교체의 시작점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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