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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역일선 의료진 충원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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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역일선 의료진 충원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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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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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되는 의료인 수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년 8개월 동안 코로나19 최일선 방역에 나선 의사도 있지만 특히 간호사들이 감염증 환자를 돌보는 특수성 때문에 가장 많이 감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는 ‘하루 평균 1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있다’고 대한간호협회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연숙 의원(국민의당)이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간호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의료인은 모두 291명이다.

이 가운데 간호사가 188명(64.6%)으로 가장 많았고, 의사 67명(23.0%), 치과의사 25명(8.6%), 한의사 11명(3.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난해 2월 이후 지금까지 환자를 치료하다 확진된 의료인 565명 가운데 간호사가 73.5%(415명)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간협은 “코로나에 감염된 간호사가 의료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방역이나 치료 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업무의 특수성 때문”이라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데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간호사의 안전도 더욱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달 들어 한여름 무더위가 지속되고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간호사들은 선별진료소 등 방역 현장에 더 많은 업무 분담을 요구받고 있다.

또한 중환자실, 병동, 생활치료센터에서 24시간 방호복을 입고 환자 곁을 지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 코로나 환자와 접촉해 감염됐다 완치된 서울 S병원 K간호사는 “병동 입원 환자 중에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더 안전하게 간호하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후각이 마비돼 집에서 가족 식사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을 정도”라며 “남편과 가족들이 혹시 감염되어 2차 피해를 주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걱정과 불안감에 심적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4월 이후 계절적 요인에 따른 방역긴장감 완화와 실내 활동 증가에 따른 감염이 증가하면서 확진된 의료인도 4~6월 사이 164명으로 증가추세다.

올해 들어 감염된 164명의 의료인들의 감염경로를 보면 확진자 접촉을 통한 감염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4명 중 1명은 감염경로를 알 수 없어 의료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간호사가 지치고 감염돼 쓰러지면 방역 체계가 무너진다”며 “선별진료소와 코로나 병동 간호사 수를 지금보다 크게 늘려 근무 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등 간호사의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방호복을 입지 않았을 때의 기준보다 방호복을 입고 일하면 땀범벅이 돼 그렇지 않을 때보다 두 배 이상 더 힘들다”며 “간호사들의 체력이 소진되지 않도록 배치기준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간호사들의 업무가 얼마나 힘든지 한 간호사가 경향신문을 통해 국무총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해 3~5월 서울시 보라매병원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다 다른 병동으로 옮긴 안세영 간호사가 지난 12일 경향신문을 통해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에게 편지를 보냈다.

정 총리가 일선 병원과 의료현장에 보낸 새해 감사 편지에 답신을 띄운 것이다. 

안 간호사는 가중되는 업무량과 인력 부족으로 임계치에 이른 코로나19 병동 상황과 간호인력을 확충해 달라는 호소를 편지에 담았다.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의료진의 희생으로 버티고 있는 K방역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안 간호사는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초긴장, 비상 상황을 겪으면서 끊어지려는 끈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다”며 “(정 총리가) 편지에서 말씀하신 ‘K방역의 성공 신화’는 매일매일 간호 현장에서 무너진다. 저희는 매일 실패하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저희의 수고가 더이상 계속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안 간호사는 “동료들은 방호복을 입고 9명의 중증 환자를 보조 인력 없이 혼자 돌보면서 ‘더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만 할 뿐, 하지 못한 간호가 좌절과 죄책감이 되어 온몸의 땀과 함께 뚝뚝 떨어진다”고 했다.

안 간호사는 “‘마지막 승부처라는 각오로 확산세 반전을 위해 총력’을 다하시면서 왜 서울시 보라매병원의 간호사 충원 요구는 모른 척하십니까”라며 “저희가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제발 총리님도 할 수 있는 모든 것, 배정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도 현재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안 간호사의 말처럼 코로나19 마지막 승부처에 군병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들의 고통을 덜어 줘야 한다. 마지막 전선이 무너지면 확산하는 감염증을 막을 수 없다.

정부 당국은 긴급 사태로 인식하고, 이들의 파업이 진행되기 전에 일선 의료진들의 힘든 사항을 하루빨리 해결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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