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단] 붉은 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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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 붉은 자본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9.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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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김연식 논설실장

미국과 함께 G2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의 국제사회 진출이 매서울 만큼 빠르다. 중국은 시진핑 체제 출범 후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는 등 패권국가의 모습을 스스럼없이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세계화를 위해 진행 중인 일대일로 정책은 아시아 아프리카의 제3세계 국가는 물론 이탈리아 등 일부 선진국이 참여하면서 중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사회주의국가지만 중앙통제방식의 자유시장 경제를 표방하면서 중국의 국제사회 자본잠식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는 등 중국의 해외투자는 잠식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0년 전 우리나라의 외국인 토지보유는 7만여 건에 공시지가로 25조원이었으나 지금은 16만여 건에 금액만 31조5,000억 원을 넘고 있다. 최근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집값이 급등하면서 아파트 매수도 줄이어 4만 채 이상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중국인이 소유한 토지 아파트가 전체의 30%를 넘고 있어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진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내 토지 가운데 중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여의도 면적의 7배에 달한다. 경기도가 1만9,014건, 제주도 1만1,320건, 서울 8,602건 등 중국인들의 국내 토지소유는 수도권과 제주도 등 지가상승 요인이 있는 곳에 집중돼 있어 투자목적의 매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사전 정보를 이용해 개발예정지를 매입, 토지이익금 환수 등 사법처리를 받는 국내 인사들과는 달리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있어 당분간 부동산 매수는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중국에서 맥을 못 춘지 지 오래다. 현대 기아차의 경우 북경시장에서 된서리를 맞고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02년 중국 완성차 업체인 베이징자동차와 합작으로 그동안 150만대 이상을 생산하면서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나 사드 이후 한 순간에 무너졌다.

현대자동차는 당초 1공장은 물론 5공장까지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자동차 판매량 급감으로 2019년 4월 아예 1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1공장의 임대기간은 아직 20년이나 남아 있지만 사드이후 설 자리를 점점 잃어 결국 공장 폐쇄단계에 돌입했던 것이다. 롯데마트 등 롯데관련 기업들도 2017년 사드배치 이후 중국시장에서 완전 철수했으며 화장품과 전자제품 등도 잇따라 중국을 떠나고 있다.

삼성 스마트 폰은 한 때 중국 젊은이들이 한 달 월급 모두를 투자해 살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중국시장에서 밀려난 지 오래다. 이 모두가 사드배치 이후 일어난 변화들이다. 우리나가 기업들은 중국시장에서 급격한 벨류에이션(가치) 변화를 겪으면서 생산지를 동남아와 미국 등으로 옮기고 있다. 제조업의 특성상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기업 환경이 중요한 만큼 정치적 이슈에 영향을 덜 받는 곳이 동남아와 미국 등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높은 위상을 쌓아가고 있지만 그들의 품격은 아직 선진화 되지 못하고 있다. 일대일로 정책은 약소국을 대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펼치며 환심을 사는 경우가 많다. 경제원조와 무역개방을 통해 우호관계로 발전하고 있지만 친밀도는 낮아 보인다. 돈으로 친구를 사는 경우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으며 그 우정도 얼마 가지 못한다.

중국의 경우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에 이런 친구들을 많이 두고 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에도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중국이다. 미국은 10여 년 동안 100조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해 평화를 유지했으나 중국은 그동안 손 놓고 지켜만 봤다. 막상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고 탈레반이 점령하자 중국은 국경과 인접해 있는 위구르 등이 위협에 가해질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맹비난하며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유지 실패를 미국 탓으로 돌렸다. 미국 대안으로 중국이 나서야 할 차례이기 때문이다. 탈레반도 미국을 대신해 중국이 원조해 주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테러집단으로 인식된 탈레반과 밀착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친구관계가 원수지간으로 변하는 것처럼 국제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진정성을 가지고 국세사회에 품격 있는 모습으로 등장할 때 중국의 위상은 달라진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사드배치를 명분으로 자국 내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을 쫒아내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은 한국 땅에 돈만 있으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얼마든지 땅을 사고 이익을 볼 수 있다. 우리국민들의 반중감정이 과거 30%였다면 최근에는 7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가 있다. 국제사회도 예의와 상식과 질서가 있다. 자본으로 성장한 중국이 자본으로만 G2를 고집한다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자본의 크기와 위상에 맞는 품격 있는 중국정부와 붉은 자본을 기대한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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