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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칼럼] 락다운 세대, 그리고 청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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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칼럼] 락다운 세대, 그리고 청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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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0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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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순 대전광역시의회 의장

“가장 황량한 날은 웃지 않았던 날이다” 프랑스의 극작가 샹포르의 말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우리의 일상에서 미소를 빼앗아 갔다. 미래를 준비해야 할 청년들에게도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가혹한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노동기구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과 교육 관련 충격이 청년층에게 평생 이어지는 상흔이 될 수도 있다고 밝히며, 이는 ‘락다운(봉쇄) 세대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은 청년의 날이다. 지난해 제정·시행된 청년기본법에 담긴 청년발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청년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청년기본법에는 장기적·종합적 청년정책 추진 시 청년 개개인의 자질향상과 능동적 삶의 실현, 모든 분야에 대한 참여 촉진, 평등한 기회 제공, 청년성장의 사회적·경제적 환경 마련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청년의 날 즈음하여 청년기본법이 시행된 지 1년이 흐른 지금 과연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청년들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하지 않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그 어려움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해 2분기 전국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4%였으며, 지난 5월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고용보조지표를 통해 살펴본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의 고용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올해 1~2월 27%를 기록했다.

2017년부터 취약계층 대학생에게 식사비용을 지원하는 ‘청년도시락’ 사업을 진행 중에 있는 구호단체 기아대책에 따르면 올해 1학기에는 직전 학기에 비해 8배 가량 증가한 규모의 인원이 신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실업 등 고용의 불확실성 뿐 아니라 여기에서 파생되는 주거, 단절로 인한 사회적 고립 등 여러 면에서 힘든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이론에서 밝힌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라 할 수 있는 생존과 안전조차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 청년 세대에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힘이 가해진 용수철은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탄성력을 잃어버리고 만다. 하루 빨리 청년들의 기본적인 삶을 지탱해 줄 정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물론 청년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이후 취업 및 창업, 주거 지원 등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다. 대전 역시 다양한 일자리 정책추진과 함께 청년 주거안정을 위한 대전청년하우스 개관, 청년의회 개최 등을 통해 청년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청년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내는데 미흡한 점이 없지 않았다. 더 나은 변화를 위한 발전적인 생각이 모이기 위해서는 시작점과 중심에는 언제나 청년이 있어야 한다.

무분별한 답습이나 벤치마킹이 아닌 청년들의 공통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개개인의 개별성 또한 존중할 수 있는 정책은 청년들의 다양한 생각과 이야기가 모일 때 가능하다. 기 존재하는 청년네트워크를 포함한 접근이 용이한 다양한 열린 공간 마련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며 이를 정확하게 정책에 반영한다면 보다 현실성 있는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 역시 중요하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은 있을 수 없다. 수시로 추진상황을 살피고 미흡한 점은 발견 즉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미국의 유명한 물류기업 페덱스는 1:10:100 법칙을 적용한 고객서비스로 유명하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문제점을 발견한 즉시 고치면 1의 비용이 들지만 이를 숨기거나 방치하면 10의 비용이 들고, 고객이 문제점을 발견한 후에는 100의 비용이 든다는 법칙이다. 꼼꼼한 점검과 신속한 문제점 해결을 통해 정책 개선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 피해는 온전히 청년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言必信 行必果(언필신 행필과)’ ‘말에는 신의가 있어야 하고 행동에는 결과가 있어야 한다.’ 는 의미로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진정 힘이 되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말일 것이다.

다가오는 9월 18일은 제2회 청년의 날이자 추석 연휴의 시작일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에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을 불편한 질문이 아닌 고단함을 묵묵히 이겨내고 있는 주위의 청년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가슴 따뜻한 그런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권중순 대전광역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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