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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안성에서 만난 친환경 생태농업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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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안성에서 만난 친환경 생태농업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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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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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9월 25일. 이른 아침 선선한 가을바람을 타고 안성 친환경 생태농업현장을 찾아 나섰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농촌들판을 보면서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임을 실감했다. 일부는 벌써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곳은 안성시 금광면 신기체험마을.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통한과 장인과 함께 한과 만들기 체험을 했다. 전통한과로는 밀가루에 꿀과 기름을 섞어서 기름에 지져서 만드는 유밀과, 찹쌀가루에 술을 섞어 말린 다음 기름에 지져서 만드는 유과, 줄기나 열매를 데쳐서 건조시켜 물엿에 졸여서 만든 정과, 식물을 익힌 다음 물엿에 졸여서 만든 숙실과, 식물의 가루를 엿으로 반죽하여 판에 박아서 만든 다식, 과일이나 과일즙을 삶아 엿을 넣어 졸이다 녹말가루를 넣고 엉킨 후에 썰어서 만든 편죽, 견과류나 곡식을 볶아서 가루를 내고 엿을 넣고 반대기를 만들어 식히고 썰어서 만든 강정 등이 있다.

나는 이 가운데 강정 만들기 체험을 했다. 안성에서 생산된 친환경 쌀과 보리 튀밥이 준비되고, 가스레인지 위 대형 냄비에는 따듯하게 데워진 조청이 튀밥을 기다린다. 튀밥을 적당량 넣고 냄비에서 약 10분을 잘 휘저어 섞어준 다음 잘 버무려 준다. 이어 가로 60㎝, 세로 40㎝, 높이 3㎝의 평판에 넣고 다짐 롤러로 일정한 압력으로 굴려주니 넓적한 강정의 원판이 만들어 졌다. 이것을 가로 5㎝, 세로 4㎝로 잘라주니 시중에서 보았던 강정이 만들어졌다. 이 강정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고 건강에 좋단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아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햄이나 소시지 보다 웰빙 간식으로 안성맞춤이었다. 한과 만들기 체험을 마친 후, 안성쌀밥과 친환경 채소로 만든 반찬으로 점심을 즐겼다.

오후에는 안성시 서운면으로 가서 신흥 작목반의 거봉포도 농장에서 포도 따기를 체험했다. 지금도 수확하지 않은 포도가 있을까 염려 했는데 현장에 가보니 거봉포도 수확이 한창이었다. 포도 한 송이가 1Kg이 훨씬 넘을 정도로 아주 실했다. 포도의 송이에서 한 알이라도 떨어지면 상품의 가치가 없어진다는 농장 주인의 당부가 있었기에 아주 조심스럽게 했다. 상품이 아주 좋아 고급백화점에 주로 납품하며 3000평 포도밭에서 연 2억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포도를 따는 작업을 마치고 포도 시식을 했는데 정말로 맛이 달고 향도 좋았다. 안성은 쌀, 포도, 배, 유기, 바우덕이축제 등이 유명하다. 거봉 포도는 안성시와 인접한 충청남도 천안시 입장이 우리나라 거봉 포도생산의 70∼80%를 차지한다고 한다. 안성 포도는 고종 38년 프랑스의 안토니오 콤벨트 신부가 안성지역 천주교 초대신부로 부임하면서 성당 정원에 프랑스에서 가져다 심은 포도나무에서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안성지역에 거봉포도가 넓게 퍼져 재배되기 시작했다. 특히 안성시 서운면 신흥리는 차령산맥줄기인 서운산을 뒤로하고 있기에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이 적당하며, 포도가 자라기에 알맞은 토질이라 포도의 특유한 향과 높은 당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친환경 농업을 하는데 농약을 사용하더라도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는 식물성 농약을 만들어 사용하며 수확 30일 전부터는 어떤 농약도 사용하지 않으며 만일 농약검사를 해서 농약잔류성분이 나오면 정부의 친환경인증이 취소된다고 한다.

돌아오는 길에 안성시 양성면 미리내 성지를 둘러보았다. 미리내 성지는 ‘은하수’라는 뜻의 아름다운 우리말 이름을 갖고 있는 천주교 성지이자 우리나라 천주교역사를 담고 있는 곳이다. 천주교박해를 피해 모여 살던 천주 교우들의 호롱 불빛이 골짜기 실개천에 비치면서 은하수처럼 빛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묘지와 경당이 있고 한국 천주교 103위 시성기념 성전, 100년의 역사를 가진 미리내 성 요셉 성당 등 천주교의 역사를 찾아볼 수 있었다. 물 맑고 공기 좋고 인심 좋은 안성시의 친환경 생태농업 현장을 다녀오면서 정말로 누구나 마음을 놓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농산물을 정성스럽게 생산하는 농업인들이 존경스러웠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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