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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가정의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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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가정의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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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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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부인이 남편에게 신신 당부하는 말이다. "여보, 철제통 속 을 절대 들여다보아서는 안돼요. 만일 당신이 약속을 어기신다면 다시는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없게 될 거예요"

아내는 늘 선반에 놓여진 조그만 철제 통에 대해 남편에게 주의를 주곤 하였다. 그 철제 통에는 친정 어머님께 물려받은 "비밀 조미료"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그 부인은 그 비밀 조미료를 매우 아껴서 썼다. 아마도 너무 많이 사용하면 곧 없어져 버릴 것을 염려한 때문인 것 같다. 언젠가 남편도 아내가 그것을 뿌리는 것을 보았는데 가루가 너무 고와서인지 아니면 너무 조금만 사용하기 때문인지 눈에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삼십 년이 넘게 참아온 궁금증이 아내가 집을 비운 어느 날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올랐다. 남편은 몇 번씩이나 아내의 다짐을 떠올렸지만 머리 속에는 온통 그 철제 통을 한 번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삼십 년이 흘렀는데 아내도 이해해 주겠지" 남편은 큰마음 먹고 철제 통을 열었다. 너무 긴장한 탓에 손이 촉촉하게 젖었다. 철제 통 안이 드러나자 남편은 너무 깜짝 놀랐다. 거기에는 조미료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장의 종이가 접혀있었다.

"저 종이가 도대체 무엇인가?" 궁금증을 갖고 종이를 펼쳐보니 장모님이 아내에게 주는 친필이었다.

"사랑하는 딸아, 무슨 요리를 하든 사랑을 뿌려 넣는 것을 잊지 말아라. 특히 네가 힘들 때는 이 사랑의 조미료를 사용하도록 하여라"

아내가 힘들어 할 때 그 조미료를 사용하던 기억이 났다. 아내는 지치고 힘이 없을 때 어머니가 써주신 말씀을 기억하며 사랑의 조미료를 사용한 것이다.

가정이 행복한 것은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다 비웃고 조롱하여도 가족은 위로하고 격려하고 사랑한다. 다른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을 하고 침을 뱉어도 가족은 용서하고 사랑한다. 그것이 가정의 기능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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