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억울합니다
상태바
억울합니다
  • 한상규 충남서북부취재본부장
  • 승인 2016.03.23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억울합니다. 진짜, 억울합니다" 이 말은 지난 21일, 충남 서산. 태안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어느 국회의원 예비후보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소리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최근 새누리당에 공천 신청한 후보 5명중, 각종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마다 상위그룹에 속했던 A후보를 일언반구 없이 컷오프(CutOff) 시키고 다른 후보 2명을 최종 여론조사경선에 참여시킨 뒤 B후보 역시, 여론조사 결과는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최종 C후보를 선택해 A와 B후보, 본인은 물론 지지자들로 하여금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A후보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민주주의의 대원칙과 국민적 합의를 무시하고 여론조사 1위를 한 본인을 아예 경선대상에서 제외시키는 폭거를 서슴치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원칙도, 기준도 없는 새누리당의 공천에 대해 오는 4월 13일은 '독불장군 이한구 심판의 날'이 될 것"이라며 "이는 분명, 내 지역 심부름꾼을 내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유권자의 권리를 빼앗아 간 것이기에 유권자의 권리를 반드시 되찾아 드리겠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번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 앞서 정당후보 공천 잡음은 새누리당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더불어 민주당이나 국민의 당도 마찬가지다. 공천후보 선정과정은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작금에 현실에서 각 정당의 공천관리위원회는 계파를 떠나 독립된 개체로 공정하게 후보를 심사해야 하나 권력을 향한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리는데 편승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마치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신라시대 화백회의' 느낌마저 든다. 화백회의는 대등들이 참여하는 귀족들만의 회의체로서 의장은 대등 가운데 가장 우두머리격인 상대등이 차지했고 의결방법은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결정을 내릴 수 없는 만장일치(滿場一致)제도를 택했다.

따라서 의장이 제안한 어떠한 안건에 대해 반대를 하면 곧바로 정회를 했고 정회를 한 후 설득작업을 했으나 그래도 반대를 하면 죽음을 면치 못하는 '죽음의 회의'라고 일컫는 가장 비민주적인 회의진행방법으로서 현세에 기록돼 전해지고 있다.

필자가 본지 칼럼 '회의진행방법과 규칙'연재를 통해 자주 강조했듯이 국제회의진행법 룰에 의해 특정단체나 각종위원회의 회의체구성원들이 모여 회의를 할 때에는 반드시 안건을 채택한 후 제안 설명과 질의응답, 그리고 찬성과 반대토론을 거쳐 표결해 다수결 원칙에 따라 결정하는 동의의 처리과정이 지켜져야 하며 의결 결과 또한 명백히 공개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 의사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각 정당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발표한 컷오프 대상후보자나 여론조사 후 공천 탈락자에 대한 회의결과 기록이나 관련 자료는 전혀 발표하지 않고 있어 '밀실공천', '계파공천', '편 가르기 공천'이란 오명을 씻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제10차 회의에서 A후보에 대한 자격심사결과 총 재석위원 10명중 찬성4명, 반대6명으로 부적격자로 의결됐다던가, 또는 B와 C후보에 대해 D와E 여론조사기관에 후보적합도 여론조사를 의뢰한 결과 총 유권자 응답자 수 1000명중, B후보가 420명, C후보가 580명으로 C후보가 최종 새누리당 후보로 결정 됐다고 발표했다면 그나마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이나 이의신청은 적었을 것이다.

오만(傲慢)한 권력(權力)은 오래가지 못한다. 오만한 권력은 국민들이 반드시 심판해 왔다. 18대, 19대 총선 때도 그랬고, 대통령선거 때도 그랬고, 지방선거 역시 오만한 권력에 대해 우리 시민들은 좌시(坐視)하지 않았다.

정치 권력자들이여! 진정 '억울하다'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우리며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一紅)이란 말을 잊지 않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