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절 인연부터 악연까지...朴대통령-3당대표 협치 가능할까
2016-05-12 서정익기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는 대(代)를 잇는 연결고리가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다소 불편한 관계에 놓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010년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의원 시절 박 대통령이 극심한 갈등을 빚을 때 의원직을 내려놓고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두 사람의 ‘가교 역할’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이 정 원내대표를 정무수석으로 발탁한 이유 중 하나로 박 대통령과의 원만한 관계가 꼽혔을 정도다. 2008년 초 무소속이던 정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에 입당하자 박 대통령은 “큰 인재를 얻었다”며 환영 논평을 냈다.
박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을 진두지휘하던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중구에 정 원내대표를 공천하기도 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 우 원내대표가 2000년 정치에 입문했음을 고려하면 이런저런 만남이 이뤄졌을 법도 하지만 유독 박 대통령과는 별다른 계기가 없었다고 한다.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과는 공석이든, 사석이든 만난 적이 없고, 의원 시절에도 외국출장을 같이 간다든가 한 일이 없다”며 “인연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8번의 대변인을 지낼 정도로 당의 ‘입’ 역할을 맡다 보니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표 시절일 때 각종 현안에 대해 비판 논평을 낸 적이 있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선 후보 선대위의 공보단장을 맡아 상대 후보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언론 대응의 총대를 멨다. 당시 우 원내대표는 ‘박 후보 5촌 조카 살인사건 의혹’을 제기했다가 박 후보 측으로부터 허위사실 공표 등으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변인을 지내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여러 논평을 낸 적은 있지만 그것을 인연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냐”고 말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과 법적 ‘악연’을 맺게 됐다.
2012년 4월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 원내대표가 ‘나는 꼼수다’에 출연해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막역하게 만났다”며 박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로비 관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던 박 대통령이 명예훼손 혐의로 박 원내대표를 고소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심리중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에도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이른바 ‘만만회’(박지만 EG 회장,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제기해 또다시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