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기회로"...중저가 농특산품 '특수'노린다

2016-08-01     전국종합/ 백인숙기자

 공직자 등이 5만원을 초과하는 선물을 받으면 처벌하도록 하는 이른바 ‘김영란법’이 합헌으로 결정됨에 따라 직격탄을 맞게 된 농어민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오히려 특수를 기대하는 쪽도 나타나고 있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9월 28일 시행하기 때문에 올 추석(9월 14∼16일)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일찌감치 조심하는 이들이 당장 5만원 이하 선물세트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저가 특산품을 생산하는 농어민은 이번 추석을 매출 증가의 기회로 보고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고급화한 어묵이 새로운 명절 선물로 부상한 데다가 세트당 2만∼3만원대여서 김영란법 특수를 노리고 있다.
 특히 국내 처음으로 베이커리형 어묵 판매장을 열어 인기몰이하는 삼진어묵은 올 추석 전에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냉동창고를 구축해 지금보다 4배 많은 어묵을 한꺼번에 택배로 보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삼진어묵 측은 또 이번 추석을 앞두고 5만원짜리 명품 선물세트 '이금복 어묵'을 출시하는 등 기존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경기도는 도를 대표하는 농산물인 10㎏짜리 경기미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
 대표 브랜드인 이천 임금님표, 여주 대왕님표, 평택 슈퍼오닝 쌀은 10㎏에 3만∼3만 5000원에 팔린다.
 경기도는 또 7.5㎏ 한 상자에 3만 5000원 안팎인 화성 송산포도, 가평 운악산포도, 안성 거봉포도 등도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파주시는 3㎏에 3만5000원인 장단콩이 대체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서리태 등 다른 콩과 조합해 고급 선물세트를 만드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
 충남 보령지역 김 생산공장들은 김영란법 시행이 매출 증대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령에만 70곳이 있고, 인근 홍성 광천과 서천까지 합하면 300여 곳이 조업중이다.
 대략 1만원선인 맛김(1상자 60장)은 최고가가 3만 3000원이다. 특히 맛김은 설과 추석 선물용으로 50% 이상 팔린다.
 멸치와 까나리 액젓 등이 주로 나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수산업체들도 이번 추석부터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했다.
 주로 가을에 생산되는 굵은 다시멸치는 1.5㎏짜리가 3만원이다. 볶음용 잔멸치도 5만원으로 ‘김영란법’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
 업체들은 배송비까지 포함해 5만원 이하인 특산물 세트를 구성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치즈 생산지인 전북 임실에서는 선물용으로 판매하는 2만 3000∼4만 1000원짜리 세트가 이번 추석에 인기몰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20g을 3만원대에 파는 강원도의 잣도 판매증가가 기대되는 농산물이다.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 관계자는 “잣과 함께 10㎏에 2만 8000원인 철원 오대쌀도 수요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는 지역 제과점과 함께 개발한 특산품인 ‘단감빵’ 선물세트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
 창원시 대표 과일인 단감으로 만든 팬케이크 형태의 빵으로 12개들이 세트가 1만 8000원이다.
 시는 또 남해안에서 잡은 멸치 등 건어물 선물세트(1만 8000∼4만원)도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아 매출 증가를 예상했다.
 경북 안동의 특산품인 버버리 찰떡 생산업체는 현재 5만 2000원인 50개짜리 선물세트 구성을 달리해 5만원 이하로 시중에 내놓으면 판매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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