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입체제가 고등학교를 혼란 전국 대학 평준화 공론화해야"
2017-01-02 이재후기자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교육과 관련해 국가 차원에서 개혁할 문제 세가지를 꼽는다면. 그 해법은.
--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역점사업은.
▲ 교육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학생이 행복한 교육'이다. 또 다른 하나는 충실한 정규교과, 정규교과 중심의 학교 만들기이다. 예를 들어 돌봄교실은 지방자치단체에 운영을 넘기거나 야간자율학습은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대체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교의 정규교과서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다음으로 정규교과를 보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역 전문가를 통해 만드는 '꿈의 학교'와 고교 학생이 진로적성을 전문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꿈의 대학'이 올해 역점사업 중 하나다. 또 학교 민주주의 정착과 4·16 교육체제에 수반하는 여러 정책을 국회, 교육부와 논의해 교육현장을 바꿔나가 보자는 것이 또 다른 내년 계획이다.
-- 재난재해 및 사고 시 학교안전 시스템 구축 계획은.
▲ 최근 일본을 방문해보니 학교마다 교무실마다 비상 유선전화기가 꼭 있었다. 또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3명은 워키토키를 항상 지참하고 있다. 위급 시 서로 위치 확인이 곧바로 되는 것이다.우리 학교도 긴급상황 시 교장, 교감, 행정실장에게 책임 있는 지휘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지진과 같은 재난재해가 일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예방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년부터 이런 지휘체계가 만들어지도록 할 것이다. 이밖에 재난재해나 사고 시 자꾸 중앙에 보고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데 이런 중앙집권적 체계를 반드시 무너뜨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 대선을 앞두고 공론화가 필요한 교육 의제는.
▲ 하나는 앞서 말한 국가교육위원회이다. 두 번째로는 바로 대학 입시제도다. 현 대학입시 체제는 교육의 비정상으로 귀결된다. 공교육이 고교 중심이어야 하는데 현 대입 방법만 수백 가지이다보니 교육이 대입중심으로 가고, 학생들은 혼란에 빠지고 있다. 40여년 전 고교를 평준화했던 것처럼 앞으론 대학 평준화를 해야 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면 전국 대학의 평준화 방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립대인 서울대에 정부가 운영비로 지원하는 돈이 1년에 약 4천500억 원인 반면 사립대 운영비 지원은 한 푼도 없다. 이런 구조적 문제 등을 고민해보면 대학 평준화의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해외 사례 중 제일 평준화가 잘된 독일이나, 영국대학학제 등을 놓고 구상하면 틀이 나올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적극적으로 의제를 제안하고 끊임없이 공론화, 연구해 나갈 것이다.
-- 바라는 대통령상은.
▲ 교육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있는 분이 됐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경제입국'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교육입국'이 필요하다. 고교 평준화 이후 지난 40여 년간 우리나라는 교육분야에서 뒤쳐져왔다. 평준화를 통해 교육 다양화를 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사고, 특목고를 만들어 계층을 만들어놓았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그런 의미에서 제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교육을 위한 '교육입국'이 되지않으면 미래 보장은 어렵다고 본다. 교육에 있어 철학 있고 열린 이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 2016년 경기교육을 되돌아본 소감은.
▲ 교육계 특성상 변화와 개혁이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핀란드가 교육에서 성공한 원인은 학교가 변화할 때 사회가 뒷받침해줬기 때문이다. 제가 9시 등교 시작했을 때 사회가 뒷받침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부모의 출근 시간이나 수능 시간의 조정 등 사회 변화는 없었다. 이런 점이 어려웠다. 또 하나는 혁신학교의 지속적인 혁신이 이뤄져야 하는데, 혁신을 만들어가는 교사의 열정과 동기를어떻게 계속 가져가도록 할 것인가가 큰 과제였던 것 같다. 혁신학교 처음에 학생들이 행복감을 느끼고 시작했는데 여전히 그 학생들이 행복하냐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교육부와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등의 문제로 대치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야 할 기관이다. 앞으로 새로운 협력관계를 만들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