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떠난 ‘전세난민’ 경기도에 집 산다
지난해 경기도주택 구입 서울사람
전체 15.4%…6년만에 최고 기록
고양 6141건 1위…성남·남양주 順
지난해 경기도의 주택을 구입한 서울 사람 비중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매매 실거래 통계에 따르면 올해 경기지역에서 거래된 주택 27만 7097건 가운데 서울 거주자들이 매입한 주택은 총 4만 2680건으로 전체의 15.4%를 차지했다.
이는 2015년의 13.5%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비중이 커진 것이다.
이는 전셋값 등 집값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지역 주택 전셋값은 전년 대비 1.95% 올랐다. 2015년 7.25% 오른 것에 비하면 오름폭이 줄었지만 2014년 말에 비해선 전셋값이 10% 가까이(9.61%) 뜀박질하면서 2년 마다 전세 재계약을 하는 세입자 입장에서 보증금 인상이 버거워졌다.
2008∼2009년 판교 등 2기 신도시 입주를 정점으로 소강상태였던 경기지역의 입주가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고양 원흥지구 등 택지지구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난 것도 ‘탈(脫) 서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지난해엔 서울 인구 ‘1000만 명 시대’가 무너졌다.
경기도에서 서울 시민의 주택 매입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고양시(6141건)였다. 서울 시민이 두번째로 집을 많이 산 성남시(3527건)에 비해서도 압도적인 수치다.
고양·성남 다음으론 남양주시가 3295건으로 세번째를 차지했고, 부천(3170건)·용인(2946건)·화성(2401건)·수원(2275건)·의정부시(215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매입 비중으로 보면 하남시가 가장 높았다. 하남시의 경우 지난해 2686건의 주택거래가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42.6%(1145건)를 서울 사람이 매입했다.
하남의 경우 지난해 하남 미사경변도시 등 택지개발지구에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1만 5000여 가구의 입주가 이뤄져 전세난에 지친 서울 사람들이 대거 유입됐다.
두번째로 비중이 높은 곳은 양평군으로 작년 거래된 총 주택 건수가 2686건에 불과한데 31.4%(633건)를 서울지역 사람들이 매입했다.
전원주택, 세컨하우스 등의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인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고양시 덕양구(25.4%), 과천시(24.5%), 김포시(24%), 남양주시(23.1%), 구리시(22.8%) 등에도 서울 사람의 매입 비중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