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IT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2018-02-13     .

9일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드론이 수놓은 올림픽 오륜기와 스노보더 형상이었다. 인텔은 이날 개막식 드론쇼에 1218대의 인텔 슈팅스타 드론이 활용돼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 비행 부문 기네스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드론쇼는 작년 12월에 개회식을 위해 사전 녹화됐다. 종전 기네스 기록은 2016년 독일에서 슈팅스타 600대 비행이었다. 슈팅스타는 라이트 쇼를 위해 플라스틱 및 폼 프레임으로 제작된 드론으로, 무게가 330g에 불과하다. LED 조명을 내부에 장착하고 있어 하늘 위를 비행하면서 40억 가지가 넘는 색 조합을 연출할 수 있다.


이 드론들은 모두 한 대의 컴퓨터와 한 사람의 드론 조종사에 의해 컨트롤된다고 인텔은 설명했다. 인텔은 슈팅스타 300대를 활용해 개막식뿐만 아니라 10일부터 24일까지 15일간 올림픽 야간 경기 시상식을 수놓을 예정이다. 인텔은 "개회식에서 현장 관중들을 위해 실제 드론과 사전에 녹화한 드론을 함께 사용했다"며 "인텔은 슈팅스타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야간 엔터테인먼트를 창조해냈다"고 자평했다. 인텔의 이번 드론 군무(群舞)는 행사용일 뿐 상용 서비스와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엄청난 홍보 효과를 거뒀으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인텔은 기네스 '드론 비행' 부문에서 최다 신기록도 세웠다. 종전 기록도 이 회사가 갖고 있었는데 2016년 독일에서 세운 '600대'였다고 한다. 슈팅 스타는 가로·세로 각 38.5cm의 플라스틱 소재로 무게(330g)도 배구공 정도다. GPS·LED 조명·통신용 칩·배터리 등이 장착돼 있지만, 성능 자체가 첨단은 아니다. 각 드론이 150cm 간격을 유지하며 비행하게 하는 게 핵심 기술인데, 인텔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활용한 통신 소프트웨어(SW)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을 '첨단 ICT 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실제로 세계 최초의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선보였고, UHD(초고화질화면) 방송으로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대회장 주변 곳곳에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IT서비스 체험관을 열어 외국 관람객들한테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식에서 인텔에 드론 쇼를 넘겨준 것은 생각해볼 대목이다. 인텔은 폐막일 전날까지 매일 밤 주요 경기 시상식에서 드론 쇼를 보여준다고 한다.


미국의 방산 컨설팅기업 틸 그룹(Teal Group)에 따르면 세계 드론시장은 2016년 26억 달러(약 2조800억원)에서 2025년 104억 달러(약 11조3000억원)로 4배가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드론 생산국인 중국과 미국 등에 비하면 국내 드론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영세 중소·벤처기업이 주로 생산을 하는데 그나마 핵심부품의 40%는 수입에 의존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에야 '무인 이동체 기술 개발·성장 10개년 로드맵'을 발표했다. 인텔에 개막식 드론 쇼를 내준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지금부터라도 드론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드론 운행의 시간과 장소를 제한하는 규정도 시민안전 등에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풀었으면 한다. 비단 드론산업에 국한된 문제도 아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이 규제에 막혀 뛸 엄두도 내지 못하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jeonm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