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의 기적’에 도전장
독일전, 16강전 티켓 획득 갈림길
‘세계의 벽’ 넘어 자신감 획득 필요
싸늘해진 팬심 되돌리기도 숙제로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릴 한국과 독일의 F조 조별리그 3차전은 우선 우리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첫 승점을 얻을 마지막 기회다.
한국은 스웨덴·멕시코와의 1·2차전에서 0-1, 1-2로 패하면서 아직 승점을 쌓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조별리그를 승점 없이 전패로 마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이 마지막이다. 이번 월드컵을 3전 전패로 마치면 한국 축구의 시계를 28년 전으로 돌리는 셈이 된다.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마친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살라흐가 있는 이집트에 2-1로 승리하며 월드컵 첫 승리를 거뒀고, 이란 역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있는 죽음의 조에서 1승 1무 1패로 선전했다. 우리만 이대로 승점 없이 돌아가면 ‘아시아 호랑이’의 체면은 크게 구겨진다.
승점보다 중요한 건 선수들의 자신감이다. 두 번째 월드컵에 출전한 명실상부 세계 수준의 공격수인 손흥민(토트넘)도 “여전히 월드컵이 무섭다”고 할 정도로 월드컵은 세계의 벽을 절감하게 하는 무대다.
싸늘해진 팬심을 되돌리는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되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 이번 대표팀은 러시아에 오기 전부터 낮은 관심과 기대치를 넘어 냉소에 가까운 싸늘한 시선을 받아왔다.
‘그래도 한 번 믿고 응원해보자’던 여론조차 스웨덴, 멕시코전을 거치며 차갑게 돌아섰다. 단순히 경기력이 아니라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불신 등이 누적돼 생긴 비판 여론인 만큼 단순히 한 경기만으로 여론을 반전시키긴 쉽지 않다.
그러나 독일전이 여론 반전에 실마리를 줄 수는 있다. 물론 독일을 꺾어준다면 팬심을 불러 세울 더할 나위 없는 기회겠지만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건 아니다.
패배한 1·2차전에서도 조현우나 손흥민, 기성용, 김영권 등은 호평을 받았다. 과오 없이 자신의 역할을 다했을 뿐만 아니라 몸을 던지는 투지를 보여줬다.
단순한 정신 승리의 주문이 아니라 진심으로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11명이 모두 온 힘을 다해 뛰면 한국 축구에 대한 팬들의 애정도 조금씩 회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