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 도불 60주년 기념 국제전 '낯선 귀향'

2018-07-16     대전/ 정은모기자


 이응노미술관은 오는 9월 30일까지 고암 이응노 도불 60주년 기념 국제전 '이응노, 낯선 귀향'을 개최한다. 
 
 지난해 세르누쉬 미술관의 기획자인 학예연구사 마엘 벨렉(Mael Bellec)을 초청해 프랑스인의 관점에서 본 이응노의 예술세계를 해석한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적 없었던 프랑스 세르누쉬 미술관과 퐁피두 센터의 이응노 소장 작품 29점이 국내 최초로 관람객들을 만나게 된다.
 
 이응노의 작품들은 전통 문인화와 서예, 일본의 니홍가, 파리 화단의 앵포르멜 추상 미술 등 문화적·시대적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그에 따라 하나의 정체성으로만 미술사에 위치할 수는 없다. 국제전을 통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응노의 복합적, 다층적인 작품세계를 부각시켜 그 독자성과 가치를 관람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전시는 총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이응노가 작가로서의 여정에서 발견한 복합적 시각 어휘들  로부터 길러 올린 영감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본다. 두 번째 섹션은 이응노가 독일 카셀 도큐멘타에서 당대 새로운 화풍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파리 앵포르멜 화단의 일원으로 활동하기까지 그가 서양의 미술과 조우한 방식을 되짚어본다.
 
 세 번째는 이응노의 경우 서양미술계에 온전히 몸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오랫동안 전통적인 동양미술가로 인식되었다. 그 까닭을 서예 작업, 전통적인 문자로부터 주제를 도출하는 작가의 취향과 1964년 설립한 파리동양미술학교에서 탐색해본다.
 
 이응노는 1967년 세브르 국립도자기제작소와 첫 공동 작업을 하면서 프랑스의 공식적 예술계에 통합되기 시작한 반면, 남한에서는 투옥되기에 이른다. 1969년 석방되었으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남한 정치권력과는 갈등적 관계가 지속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남한의 감금에서 풀려나 프랑스로 돌아왔을 때 여러 프랑스 기관들로부터 적극적인 후원을 받았다.
 
 네 번째 섹션에서는 이응노에 대한 프랑스와 남한에서의 상반된 인식을 극명하게 대조하여 보여준다.
 
 지난 1977년부터 남한에서 활동이 금지되자 이응노는 1983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 창작된 작품들은 고국 남한에서 이응노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불러일으켰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1980년대 창작된 작품들에 드러나는 특성들인 1950년대 다루던 주제들과 기법들의 재등장, 광주 학살 이후 의도적으로 표현된 정치적 메시지를 고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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