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재고율 외환위기 이후 ‘최고’
재고율 상승 제조업 생산 둔화로 번져…반도체 재고 전년比 18.7%↑
2018-07-23 홍상수기자
제조업체가 만든 물건이 팔리지 않으며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2일 한국은행, 통계청 등에 따르면 5월 제조업 재고율지수(2015년=100)는 108.7이다.
제조업 재고율은 월말 재고(생산분 중 팔리지 않고 남은 것)를 월중 출하(생산분 중 시장에 내다 판 것)로 나눈 값이다.
제조업 재고율지수는 지난 1월 110.0에서 2월 111.0으로 상승했고 3월엔 113.9까지 올라갔다.
113.9는 외환위기에 시달리던 지난 1998년 9월 122.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재고율은 생산품이 팔리지 않고 쌓일 때 상승한다.
경기가 둔화하거나 침체 초입일 때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재고율 상승이 항상 부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수요 급증에 대비해 제조업체가 미리 생산하고 재고를 쌓아두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가 좋을 때 재고율은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재고율 증가는 가동률 하락과 함께 나타나고 있어서 우려를 낳는다.
팔리지 않는 제품이 늘면서 생산까지 둔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 1월 70.6%, 3월 70.3% 등 70% 초반까지 내려갔다.
이후 2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 5월에는 73.9%까지 올랐으나 상승세가 계속될지 미지수다.
업종별로 보면 5월 기준으로 반도체 재고가 1년 전보다 18.7% 늘었고 자동차 16.0%, 1차 금속 7.7% 증가했다.
경기가 아직 좋은 반도체 외에 다른 업종 재고 증가는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자동차 제조업은 국산 차 경쟁력 약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반한 감정이 고조된 데 따른 중국 내 판매 부진, 미국 수출 부진 등이 겹치면서 둔화하고 있다.
철강과 같은 1차 금속 제조업은 연관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 여파에 시달리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