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여객선 '툭하면 결항'... "야간운행 허용해야"
2018-08-09 인천/ 맹창수기자
8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올해 1∼7월(총 212일) 인천∼백령도(소청·대청도 경유), 인천∼연평도 항로를 운항하는 여객선 4척의 결항 일수는 평균 53일에 달한다는 것. 이는 기상 악화와 선박 정비 등의 이유로 나흘에 한 번 꼴로 이들 섬과 육지를 잇는 바닷길이 끊긴 셈이다.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5도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객선 야간 운항이 금지된 해역이다. 지난 1970년대에는 전국 해역에서 야간 운항이 금지되다가 2007년 해양수산부 훈령 개정으로 모두 허용됐지만, 서해5도는 북한과 가깝기 때문에 제외됐다.
이 때문에 휴가철이나 명절 연휴 등 여객 특별수송기간이나 꽃게철에 서해5도에서 잡은 어획물을 제때 수송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야간 운항이 허용되고 있다. 올해는 7월 말까지 인천∼백령도 항로에서 해군과 해경의 보호 아래 모두 5차례 여객선 야간 운항이 이뤄졌다.
인천에서 쾌속선으로 4시간을 가야 하는 백령도의 경우 오전에 심한 안개나 풍랑으로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가 오후에 기상 여건이 좋아져도 왕복 운항을 해야 운영 수지를 맞출 수 있는 선사 입장에 선 결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옹진군은 “야간 운항 장비와 안전시설을 갖추는 조건으로 제한 규정을 풀면 서해5도 주민 불편을 덜고 지역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관계 당국에 건의했다.
오전 5시 출항, 오후 11시 입항을 허용하면 오전에 여객선이 출발하지 못해도 오후 1시에 인천항을 떠나 오후 10시30분께 돌아올 수 있어 결항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인천해수청은 서해5도 여객선의 야간 운항을 여전히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수청 관계자는 “월선이나 피랍 위험에 대한 우려는 이전보다 줄었지만 여객선 야간 운항은 현장에서 안전을 보장하는 해군, 해경과 긴밀한 협조가 이뤄져야 가능한 탓에 상시 허용이 어렵다”면서 “화물선보다 속력이 훨씬 빠른 여객선의 경우 해가 진 이후의 운항이 훨씬 위험해 선사들도 꺼린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해수청은 선박 운항 통제기관들 사이에 긴밀한 공조로 서해5도 야간 운항을 적절히 허용해 섬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