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간첩단 조작사건 가족, 낙인찍혀 퇴사…“재산손배”
2018-08-12 연합뉴스/ 임순현기자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981년 발생한 남매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 나수연(90)·나진 씨(85)와 나수연씨의 장남 정모씨, 사위 김모씨 등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2심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정씨와 김씨에 대한 재산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사건 당시 대기업에 근무하던 정씨와 나씨는 사직 압박을 받고 1982년 7월과 1983년 2월에 각각 퇴사했다. 1심은 "회사를 사직한 후 학력이나 경력에 부합하는 직장을 찾을 수 없었고 고정간첩의 아들, 사위라는 낙인으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다"며 퇴사하지 않았다면 벌었을 일실수입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회사의 압력을 받아 부당하게 해고당했더라도 해고의 주체는 국가가 아니라 회사이고, 국가가 퇴사에 관여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며 국가 책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국가의 불법행위 때문에 회사를 떠나야 했던 것으로 인정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