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태풍에 전남 양식장 ‘쑥대밭’

신안·완도서 전복 7천여만 마리 폐사…수산물 8천800여만 마리 피해
피해신고액 886억…신안군 늑장 보고로 예방·복구 ‘골든 타임’ 놓쳐

2018-09-05     남악/ 권상용기자


 사상 최악의 폭염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전남 신안과 완도에서 전복 7천여만 마리가 떼죽음을 당해 지역 대표 수산물인 전복 양식 기반이 통째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고수온 때문으로 추정되는 신안 흑산도 일대 전복·우럭 폐사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이날 현재 흑산, 도초, 하의, 신의, 암태, 장산, 안좌 등 양식장에서 폐사 신고된 전복은 230 어가, 3천40만 마리(227억1천200만원 상당)에 달한다.


 우럭은 83 어가·1천681만 마리(285억1천500만원), 광어도 2 어가·21만 마리(1억1천만원)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신안군은 집단 폐사 발생 초기 전남도, 해양수산부에 보고하지 않아 추가 피해 예방과 복구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 일대에서는 지난달 6일 처음으로 우럭 1만 마리 폐사 신고가 접수됐으며 산발적으로 피해가 확산했다.


 지난달 20∼21일에는 어패류가 대량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 관계자는 “피해 어가가 입식 신고를 하지 않고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보상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신안군이 보고를 지연한 것 같다”며 “제때 보고만 됐더라면 액화 산소 지원 등 조치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입식 신고나 재해보험 가입을 소홀히 한 어민들은 막막한 상황에 놓였다.
 현재까지 피해 어가 가운데 입식 신고를 한 곳은 전복 118 어가, 우럭 20 어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입식 신고를 하지 않은 농가에 융자금 상환 연기, 특별 융자금이나 생계지 지원 등 간접 보상이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해양수산부에 건의했다.


 태풍 ‘솔릭’에 할퀸 완도 전복 양식장도 쑥대밭이 됐다.
 완도읍을 비롯해 금일, 소안, 약산, 보길 등 모두 346 어가의 전복 4천77만 마리(373억원 상당)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안과 완도에서 폐사한 전복은 7천117만 마리다.
 다른 수산물까지 합치면 모두 8천819만 마리, 피해신고액은 신안 513억3천700만원·완도 373억원 등 모두 886억원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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