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평 만남의 광장 휴게소가 30평대 서초아파트 2채 가격

정동영, “자산 축소로 알짜자산 매각 핑계… 관리 및 평가 시스템 검토 필요”

2018-10-15     김윤미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제출 자료를 바탕으로 경부선 및 호남선 휴게소 49개소를 분석한 결과, 총 73만평 토지의 장부가액이 총 2200억원인 것에 비해 공시지가는 총 9100억원으로 4.1배 차이가 나 보유자산의 규모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도권 주요 휴게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소재한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의 경우 공시지가와 장부가의 차이가 5.3배에 달했다. 토지 면적이 약 5천평인 만남의 광장 휴게소의 장부가액은 약 47억원으로 평당 94만원이었으나, 공시지가는 약 250억원, 평당 5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장부상 가격이 공시지가의 5.3분의 1에 불과했다.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있는 만남의 광장 휴게소 장부가액이 약 47억원이라면, 현재 23억 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같은 지역 서초 반포자이 30평대 아파트 2채 매매가와 같았다.

토지면적이 약 5천평인 만남의 광장 부지에 30평대 아파트 500세대를 짓는다면 약 7000억에서 1조까지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 현재 장부가인 47억원과는 상상할 수 없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토지면적이 약 2만 5천평인 경기도 용인시 기흥휴게소의 경우 장부가액이 약 56억원으로 공시지가인 약 821억원보다 14.7배의 차이가 났다.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죽전휴게소는 토지면적이 약 1만 1천평에 장부가액이 약 39억으로 평당 35만원이었으나, 공시지가는 402억원, 평당 약 364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장부상 가격이 공시지가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정동영 의원은 “이렇게 장부상 가격과 공시지가가 차이가 나는 것은 한국도로공사 등 공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같은 서초구 30평대 아파트 2채의 매매가와 5천평짜리 휴게소가 같은 가격이라는 것이 납득할 만한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도로공사는 부채감축 노력의 일환으로 보유 자산 매각에 적극 나서면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팔기도 했다. 

정동영 의원은 “지난 2013년 한국도로공사는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부채 과다기관으로 중점관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팔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팔자’는 식으로 핵심자산을 헐값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2016년 3월 3배 이상 낮은 가격으로 (구)본사 사옥부지를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시세에 터무니없이 못 미치는 가격으로 자산을 팔아넘기는 것이 ‘정상화’는 아닐 것”이라며 “자산은 저평가해놓고 부채 규모를 부각하면서 공공자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것이야말로 ‘비정상’이자 적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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